日총리, 오는 15일 야스쿠니 참배 연일 시사

입력 2006-08-09 14:22:06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오는 15일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겠다는 의지를 연일 내비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9일 나가사키(長崎) 원폭투하 6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단의 질문에 "공약은 살아있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2001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내건 8월15일의 참배 공약을 지킬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어떤 일에 대해서라도 모두가 공약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며 국민에 게 한 공약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전날에도 기자단의 질문에 "공약은 살아있다"며 참배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다음달 임기 만료로 물러나는 고이즈미 총리는 취임 첫해인 2001년 8월13일 야스쿠니를 참배한데 이어 2002년 4월, 2003년과 2004년 1월, 2005년 10월에 참배한 바 있다.

그러나 공약으로 내세웠던 종전기념일 참배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과 국내의 비판을 고려해 피했었다.

현직 총리의 종전기념일 참배는 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당시 총리 이후 없었다.

고이즈미 총리의 최근 잇단 발언은 8월15일 참배를 강행하기위한 분위기 조성용으로, 올해가 공약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참배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야스쿠니 참배로 한.중 양국과의 관계를 냉각시킨 고이즈미 총리가 올해도 참배를 강행할 경우 주변국의 거센 반발로 반일(反日)감정을 한층 더 증폭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다음달 20일 열리는 차기 자민당 총재이자 사실상 차기 내각 총리를 결정하는 선거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민당 총재를 향해 뛰는 후보들 가운데는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를 지지하고 있고 자신 역시 지난 4월 비밀리에 참배한 바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독주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과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재무상 등 경쟁자들은 야스쿠니 문제를 쟁점으로 내세워 아베 진영에 대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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