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용원(37·수성구 범어동) 씨는 휴가지를 정하지 못해 고민하다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에서 뜻밖의 보물을 발견했다. 실제 몸이 느끼는 더위를 알려주는 '열파지수'에서부터 해수욕장예보, 산악예보, 레저기상, 자외선지수 등 평소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여름철 생활기상 서비스가 가득 담겨 있었던 것.
"8일 오후에 울진으로 떠나기로 했어요. 전국 대부분 지방의 열파지수가 '매우 주의' 수준인 90이 넘는데 울진은 85로 낮더군요. 게다가 인근 망양해수욕장 기온이 비교적 선선하고 자외선지수도 낮았어요. 앞으론 나들이 길에 소나기를 맞진 않을까, 뙤약볕에 지치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은 없어지겠지요."
'날씨가 주요 정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날씨로 인해 매출 곡선이 오르내리는 기업체는 물론 개인들도 기상정보 수집에 혈안이 돼 있다.
STX조선(주) 경남 진해조선소는 지난달 17일 오전, 당초 계획돼 있던 컨테이너선 도장작업을 취소했다. 대신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내에서 안전교육을 했다. 민간 기상정보업체가 감독관 휴대폰으로 날려보낸 '진해, 하루종일 비'라는 한통의 메시지 때문이었다.
이 회사 이훈식 조선담당팀장은 "비가 오거나 습도가 85% 이상 되는 날 도장작업을 할 경우 선박의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도장작업을 그대로 했더라면 페인트 칠 비용은 물론 인건비도 건지지 못했을 뻔했다."고 말했다.
날씨예보 수요가 급증하자 점점 전문화·세분화된 날씨예보 서비스로 무장한 민간 기상정보업체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시·군 단위의 날씨를 뭉뚱그려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5㎢ 정도의 지역 범위를 3일 동안 3시간 간격으로 쪼개 날씨를 알려주는 예보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것.
기상청이 1997년 민간 기상정보업체를 첫 허용한 이후 현재 전국적으로 9곳의 업체가 다양하고 정밀한 기상예보를 하고 있다.
업체들이 많이 생기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되자 날씨를 분석·예측하는 기술발전으로 이어졌고, 이는 날씨 시장의 규모까지 살찌우게 했다. 지난 2001년 4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민간 기상정보업체의 전체 매출액은 2002년 46억 원, 2003년 84억 원, 2004년 110억 원, 지난해는 145억 원으로 4년 새 3배 이상 급성장한 것.
민간 기상정보업체인 (주)비온시스템 한 관계자는 "처음엔 날씨에 민감한 건설, 조선소, 유통, 레저·스포츠 관련 기업체들의 수요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상예보 모바일 서비스를 많이 하고 있다."며 "자신이 있는 지역의 날씨 변화나 특보사항 여부를 많이 묻는다."고 했다.
기상청도 지난달 31일부터 국민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돕기 위해 손을 걷었다.
기상청 김용범 기상산업진흥 담당은 "요즘 사람들은 광역 단위의 기상상황이 아닌 특정 지역의 세밀한 기상까지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여름철을 맞아 휴가자들을 위해 국내 유명산, 해수욕장 등 특정 지역의 기상상황을 서비스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 국내 날씨 산업 매출액 추이(자료:기상청)
연도----매출액
2000년--47억 원
2001년--40억 원
2002년--46억 원
2003년--84억 원
2004년--110억 원
2005년--145억 원
◎ 국내 민간 기상정보업체 현황
웨더뉴스(주) weathernews.co.kr 02)3455-0500
진양웨더원 www.weatherone.co.kr 031)741-7741
케이웨더(주) www.kweather.co.kr 02)360-2200
(주)아카넷티비 www.acanettv.com 02)6093-2300
(주)첨성대 www.w365.com/korea 042)821-7355
(주)비온시스템 www.beeon.com 02)557-7823
(주)헤라수 www.nalsee.com 02)806-3917
(주)웨더아이 www.weatheri.co.kr 02)704-0030
(주)엠톰솔루션 www.nalsee.com 02)3486-6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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