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출문제
아래의 글을 읽고 두 문제 모두에 대해 답하시오.(서강대)
세계화와 지역주의의 흐름 속에서 '동북아 중심 국가', '동북아 경제 중심', '동북아 시대', '동아시아 통화기금', '동아시아 공동체' 등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동북아의 협력을 모색하는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지역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풍성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국가들이 협력을 위한 구체적 합의에 도달하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혹자는 그 주된 이유를 동북아가 그 동안 정치·군사·경제적인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반복하면서 협력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점에서 찾고 있다.
동북아 국가들 간의 갈등과 대립과 관련하여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 '역사 충돌' 또는 '역사 전쟁'으로 불리고 있는 '동북공정과 고구려사 논쟁' 그리고 '일본 역사 교과서의 역사 왜곡 문제'이다. 전자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후자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학술적 논쟁을 넘어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화하여 이 지역에서 미묘한 긴장과 대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유하는 역사와 역사 인식'이 동북아 협력의 토대가 된다고 볼 때, 동북아 국가들이 '공유할 수 있는 역사'를 가지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한국과 중국 간에 전개되고 있는 '고구려사 논쟁'이 양국 간의 긴밀한 정치·경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하는가?
▨ 문제 분석 및 접근 방법
제시문에서는 최근 세계화와 지역주의의 물결에 따라 동북아 협력을 모색하자는 논의들이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나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 등으로 한·중·일 세 나라 사이에 미묘한 긴장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제시문을 토대로 동북아가 공유할 수 있는 역사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수험생의 견해와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고구려사 논쟁이 양국 간의 정치·경제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하는지를 묻고 있다. 이처럼 이 문제는 제시문 분석을 통해 각 질문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오늘날의 사회적 쟁점에 대해 수험생들이 평소 지니고 있는 생각을 답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즉, 이 문제에서 제시문은 문제 상황이 무엇인지만을 보여 주고 있을 뿐, 각각의 질문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제시문이 문제 해결에 직접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주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 하면, 문제 상황에 대한 설명은 주어진 질문들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언급은 수험생들의 사고 방향과 범위를 우회적으로나마 정해 주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질문을 한층 더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제시문을 꼼꼼히 분석하는 절차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럼 지금부터 각각의 질문을 상세히 살펴보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해 보기로 하자.
▨ 접근 방법
우선 은 제시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유하는 역사와 역사 인식이 동북아 협력의 토대가 된다고 할 때, 동북아 국가들이 공유할 수 있는 역사를 가지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수험생들의 생각을 묻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문제는 크게 '있다'와 '없다'의 의견으로 갈리는 것이므로, 수험생 자신이 택한 입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지가 평가의 주요 대상이 된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의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려면 무엇보다도 수험생 자신의 생각을 일관성 있게 정리하고, 이를 가장 적절한 근거를 들어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더해 자신이 가진 생각의 문제점을 보완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문제는 추가 질문 등을 통해 자신이 택한 입장의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도 함께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우선, 공유하는 역사가 가능한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려면, 역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 즉 역사관을 정리해야 한다. 왜냐 하면, 어떠한 역사가 가능한지의 여부는 자신이 견지하고 있는 역사의 개념과 모순되는지 조화를 이루는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둘째, 자신이 견지하고 있는 역사 개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정리했으면, 공유하는 역사가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즉, 공유하는 역사에서 과연 공유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셋째, 역사가 공유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면, 그 공유하는 것이 자신이 견지하고 있는 역사관과 조화를 이루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은 역사를 어떤 민족 혹은 공동체 성원들이 어떠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긴 시간에 걸쳐 이룩해 온 발자취하고 생각한다고 가정해보자. 즉, 역사에서 공유하는 것이 공동체 의식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러한 견해를 가진 사람에게는 공동체 의식이 무엇인지에 따라 지역적으로 혹은 인류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역사가 가능한지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넷째, 추가 질문에 대비해서 공유하는 역사에 대한 요청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는 공유하는 역사가 그 동안 매우 제한된 지역에 국한되었던 역사 개념 혹은 역사 기술과는 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새로운 입장이 대두된 의도를 명확히 파악해야 이 입장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늘날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가 바로 지역사를 기반으로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간주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공유하는 역사가 대두된 이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오늘날의 우리에게 더욱 필요하다.
▨ 접근 방법
다음으로 를 적절히 해결하려면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는 오늘날 커다란 사회적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중국과의 고구려사 논쟁이 향후 양국 간의 정치·경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수험생의 생각을 묻고 있다. 이 문제는 비록 수험생의 생각을 묻는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일반적으로 자국사 왜곡이 국제 관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요구하는 답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에 적절히 답하려면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고구려사 논쟁이 양국 간의 정치·경제 관계에 끼칠 구체적인 영향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실 수험생들이 국제 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 하면, 국제 관계 자체가 힘의 논리에 의해 임의적이고 필요에 따라 맺어진 데다가 국가 간의 여러 관계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면 많은 정보와 지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역사 논쟁이 양국의 정치적·경제적 관계에 끼칠 구체적인 영향은 다소 우회적인 방법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와 중국이 현재 맺고 있는 정치적 관계와 경제적 관계를 하나씩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정치 문제의 경우 최근 계속해서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북핵 6자 회담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할을 생각해 보거나, 경제 문제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또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중국이 우리나라 역사 중 가장 강력한 사회를 구성했던 시대를 자기들의 역사라고 주장한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어떤 감정을 가질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아마도 이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거의 똑같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왜 우리나라와의 좋은 관계를 깨뜨리면서까지 무리하게 고구려사를 자기들의 역사 중 일부라고 주장했을지를 생각해 보자. 이 부분이 생각하기 가장 힘든 부분이다. 그러나 앞서 생각했던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현재 관계를 토대로 차근차근 생각해 보면, 몇 가지의 이유가 떠오를 것이다. 이제 중국의 의도를 파악했다면, 우리가 어떤 대응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그리고 이러한 대응 방안을 생각해 보면, 자연스레 향후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정치·경제 관계에서 예상되는 변화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제공 : 송원학원 논술·면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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