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위암설 속 공산당 이틀째 '라울 띄우기'
피델 카스트로의 위암설 속에 쿠바 공산당이 라울 카스트로(75) 권력승계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임시 권력이양이 사실상 카스트로의 '은퇴 선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인 일간 그란마는 카스트로 권력이양 6일째를 맞은 5일(현지시간) 3면에 걸쳐 라울의 그간 활동 상황을 대형 사진과 함께 실었다.
기사 형식은 군부 실세 중 한 명인 알바로 로페스 미에라 장군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카스트로 후계자로서 라울의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란마는 전날도 1면과 끝면에 라울이 53년전인 1953년 쿠바 공산혁명의 시발점인 몬카다 병영 습격 사건을 감행했을 무렵의 사진과, 체포돼 재판을 받는 모습의 사진 2장을 크게 실었다.
정부 통제를 받은 언론 상황에서 카스트로가 아닌 어떤 다른 인물이 공산당 기관지 1면 등 주요 지면을 장식한다는 것은 지난 47년간의 카스트로 체제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일로 극히 이례적 보도로 받아들여진다.
나아가 권력승계 발표 이후 카스트로의 상태에 대해 자세하게 전하지 않고 그의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카스트로가 사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러 면에서 정상적인 권력 복귀는 불가능한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카스트로의 사실상 은퇴설이 강력 제기된다. 고령에 개복 수술은 어떤 형태로든 권력승계 과정을 본궤도에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동시에 라울이 일시적 권력승계가 아닌 실질적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이날 그란마는 1면에서 카스트로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충성을 다짐하는 주요 문화계 인사들의 발언을 상세히 실어 카스트로 체제가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쿠바인들은 굳건하면서도 활기띤 표정을 잃지 않고 있다.
그들은 오는 13일 80세 생일을 맞는 카스트로가 회복할 것이며, 그 때까지 정부는 정상적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일부는 자신들의 지도자가 전 세계에 알려진 것보다 더 위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쿠바 관리들은 카스트로의 병세가 정확히 어떤지, 그가 어디 있는지, 그리고 그가 어떤 수술 절차를 밟았는지에 대해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카스트로가 위암을 앓고 있으며 예전처럼 완전히 권력에 복귀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쿠바 정부가 브라질 정부에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몇 차례 쿠바를 방문했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이 같은 소식을 듣고 "우리가 친구를 잃게 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하고, 카스트로의 이번 장수술은 공산 치하인 쿠바에서 돌이킬 수 없는 권력이양의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또 신원불명의 쿠바 당국 관리들은 카스트로가 권력을 다시 잡기에는 너무 무능력하게 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 대통령궁 대변인은 "근거없는 보도"라면서 "룰라 대통령은 쿠바 당국이나 다른 누구로부터도 그 신문에서 언급한 (카스트로 병) 진단에 대해 통보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폴랴 데 상파울루는 "룰라 대통령 측근들로부터 입수한 정보"라며, 별도의 성명을 통해 곧바로 대통령궁측의 부인에 대한 반응을 내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 나시오날도 이날 칼럼니스트 파우스토 마소의 말을 인용, 카스트로가 소생할 기회가 적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마소는 '카스트로의 끝나지 않을 죽음'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그는 좀더 살 수 있을 것이지만 그의 나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수술에서 수술실에 들어가는 사람의 최대 4분의 1은 바로 숨지고 살아남는 사람들도 살 날을 손으로 헤아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료 전문가들은 현재 쿠바 당국이 밝힌 정보만으로는 어떤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고 서방 언론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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