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의 계절, 저마다 손에서 빠트리지 않는 것이 '디카'다. 한순간이라도 추억으로 간직하고파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그렇게 해서 찍은 사진이 수십 장, 아니 수백 장이다. 하지만 바캉스를 갔다 온 뒤부터가 문제다. 그냥 바빠서, 또는 귀찮아서 정성스레 찍은 사진들을 그대로 컴퓨터 한쪽 구석에 처박아두기 일쑤다. 그럼 거기서 끝이다. 컴퓨터에 빼곡히 저장해 둔 사진들은 혹 컴퓨터 바이러스에 걸리거나 컴퓨터가 맛이 가면 그야말로 '말짱 도루묵'.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조금 부지런을 떨어보자.
☆CD로 백업해놓기
'디카족' 정성원(35·대구시 달서구 호산동) 씨는 한 달에 1, 2번 사진동우회 회원들과 '출사'를 간다. 그럴 때마다 200~300장을 찍는다. 정 씨는 출사 이후 곧바로 날짜와 장소가 적힌 폴더를 만들고 사진들을 저장한다. 그런 다음 수시로 시간이 날 때마다 공CD에 사진들을 백업하고 있다. 정 씨는 "주위 회원들 가운데 그냥 사진들을 컴퓨터에 저장해놓았다 날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이를 미연에 막기 위해 정 씨는 공CD에 항상 백업을 해놓고 있는 것.
공CD는 보통 800MB. 웬만한 사진 200장은 거뜬히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가끔 오래 묵은 CD는 열리지 않거나 화질이 조금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요즘은 DVD를 사용하기도 한다. 용량은 4.7GB라 CD보다 5배 이상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다. 단 DVD-RW가 있어야 한다. 저장할 때는 CD에 날짜나 장소 등을 기입하는 것은 기본. 하지만 취향에 따라 테마를 정해 기입해 보관하는 것도 괜찮다.
☆사진으로 인화하기
보험회사에 다니는 손창민(35·대구시 수성구 만촌3동) 씨도 한 달에 400~500장을 찍는 사진 애호가다. 이 가운데 고르고 골라 약 50장은 꼭 사진으로 인화를 한다. 손 씨는 "단순히 컴퓨터에 저장해놓거나 CD로 구워놓으면 어떤 걸 찍었는지 잘 모르고 확인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2004년 6월 2, 3년치 사진이 들어있는 노트북을 도난당한 것도 사진으로 인화를 하게 된 이유가 됐다. 손 씨는 "인화한 사진들은 친구들이나 고객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사진으로 인화하는 것은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그만큼 안전하다. 이용규 홍도스튜디오 대표는 "인화된 사진은 수십 년이 지난 뒤 변질되더라도 스캔을 받아 디지털 작업을 통해 다시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화된 사진의 특징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보는 사진의 색감과 느낌보다 훨씬 좋다는 것. 이 대표는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 인화된 사진의 매력은 여전하다."고 평했다.
☆미니홈피에 올리기
김예림(21·여·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씨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꾸미기가 취미다. 그러다보니 평소 휴대전화나 디카로 찍은 사진들은 곧바로 미니홈피에 올린다. 지금까지 김 씨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은 800여 장. 김 씨는 "미니홈피에 올리면 다른 사람이 퍼갈 수 있고 굳이 친구한테 사진을 인화해서 보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사진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꾸미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김 씨는 "밋밋한 느낌의 사진은 뽀샤시 효과나 글씨 새기기, 흑백 효과, 슬라이드 효과, 액자 효과 등 다양한 기술을 넣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신세대들은 싸이월드뿐 아니라 네이버 블로그, 세이클럽 홈피 등에 사진을 올린다. 굳이 이야기한다면 사진을 저장하는 셈. 여러 개의 테마로 나눠 사진을 올리고 자신의 개성을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일부 원본 사진을 그대로 올리지 못하고 용량에 제한이 있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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