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행 KAL기 '태풍 여파' 회항

입력 2006-08-05 08: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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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이륙한 홍콩행 여객기가 제6호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착륙하지 못하고 출발 수십시간만에 회항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일 오전 8시45분 인천공항을 이륙한 홍콩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태풍이 동반한 강풍으로 인해 홍콩 첵랍콕 공항에 내리지 못하고 중국 광저우(廣州)에 착륙해 12시간 동안 머무르다 결국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승객 375명을 태운 이 여객기는 인천공항을 떠난 지 3시간만에 홍콩공항 인근에접근했지만 돌풍으로 인해 상공을 돌며 3차례 착륙을 시도하다 포기하고 인천공항 출발 5시간30분만인 오후 2시20분에 광저우 공항에 착륙했다. 이후 밤 기상상황이 호전된다는 예보에 따라 홍콩 현지의 기상 상황을 지켜봤지만 결국 홍콩행을 포기한 채 회항해 인천공항을 출발한 지 22시간만인 4일 오전 7시께 인천공항으로 되돌아왔다.

광저우 공항은 비자 문제로 입국이 불가능해 대부분의 승객이 10시간 넘게 기내에 머물러 탈진한 승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승객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된다는 안내도 없이 '기상이 안 좋아 기다리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기내에 20시간 넘게 머물다 보니 광저우공항에선 아이들이 토하고 일부 탈진한 승객도 있어 중국 의료진이 비행기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밤이면 기상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고 승무원의 피로도를 감안한 근무시간 초과 등으로 광저우 체류 시간이 길어졌다"며 " 승객이 불편을 겪은 것은 안타깝지만 불규칙한 기상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측은 4일 오후 홍콩 현지의 기상상태가 호전돼 특별기를 투입, 계속해서 여행을 희망하는 승객은 홍콩으로 이송했으며 여행을 포기한 승객에게는 경우에 따라 항공료를 환불할 계획이다.

태풍 '쁘라삐룬'은 3일 저녁 9시(한국시간)께 홍콩 공항 서남쪽 270km 지점에 도달했고 돌풍이 강해 상당수 홍콩행 항공기들이 마닐라, 타이베이, 광저우 등 공항으로 기수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캐세이퍼시픽항공 관계자는 "3일 오전 8시50분에 출발한 우리 여객기도 홍콩에 내리지 못하고 결국 마닐라에 착륙했다"며 "강력한 태풍으로 많은 항공기가 홍콩에 착륙하지 못해 홍콩공항이 잠시 폐쇄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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