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마케팅 '활활'…유통업계 매출 특수

입력 2006-08-04 09:45:39

7월 내내 장마와 폭우가 이어지는 바람에 울상을 짓던 유통업계가 열대야 덕분에 활짝 웃고 있다. 특히 심야영업이나 24시간 영업을 하는 대형마트의 경우, 7월에 비해 매출이 최고 50%이상 급신장하면서 '열대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마트 대구 5개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야간시간(밤 10시 이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월초만 해도 14, 15%선에 그쳤지만 8월 들어서는 18~21%까지 치솟고 있다. 한밤중 매출이 전체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셈.

덕분에 대구지역 이마트 만촌점과 월배점은 전국 85개 매장 중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심야시간대 매출이 급상승하면서 밤 10시~새벽 2시 매출이 지난 주에 비해 이번 주 들어 50% 가량 신장했다.

밤 10시가 넘어서도 북적대다보니 매장내 음악방송 프로그램도 바뀌었다.

종전에는 밤 10시 이후엔 광고방송이나 80, 90년대 인기가요 및 팝송 등 가급적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 위주로 선곡됐지만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해변음악, 라틴음악 등 보다 흥겨운 선곡으로 바뀌었다. 일부 매장은 심야 쇼핑객을 위해 광장에 대형TV를 설치, 어린이 만화 등을 방송하고 있다.

신선식품이나 즉석조리 매장은 물건이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평상시 같으면 저녁 8, 9시만 되면 더 이상 제품을 만들지 않고 밤 10시가 넘어서면 할인 판매에 들어간다. 하지만 요즘은 밤 10시가 넘어서도 계속 새 상품을 만든다. 판매량도 30% 이상 늘었다.

이마트 조리식품팀 김기연 과장은 "열대야로 쉽게 잠이 들지 못하면서 야식용으로 튀김류, 꼬치, 김밥류를 많이 사간다."며 "때문에 예전 같으면 10시부터 시작되던 떨이 행사가 여름이면 밤 11시30분이 넘어야 시작된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내내 판매 부진에 허덕이던 에어컨은 날개를 달았다.

'100년만의 무더위'라는 말이 나왔던 지난해 7월보다 오히려 더 많이 팔렸다. LG전자의 경우,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50% 늘었다. 7월까지 작년 대비 10~20% 낮은 판매를 보이던 삼성전자도 8월 들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대형마트 등을 통해 비교적 크기가 작은 룸형 에어컨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품절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가전사는 통상 7월말이면 끝나는 에어컨 생산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다. 7월만 해도 구매후 2, 3일내 설치되던 에어컨이 현재는 구매후 최소 10일 이상 걸리는 형편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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