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미, 브리티시오픈 첫날 공동44위 부진

입력 2006-08-04 08:38:11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 첫 우승에 도전하는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브리티시여자오픈 첫날부터 발걸음이 무거웠다.

위성미는 3일(한국시간) 영국 블랙풀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링크스(파72. 6천463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44위에 그쳤다.

6언더파 66타를 뿜어낸 단독 선두 줄리 잉스터(미국)에 8타나 뒤진 위성미의 첫날 성적은 대회에 앞서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 후보로서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

특히 앞서 열린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우승자 카리 웹(호주)에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우승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내심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던 위성미로서는 실망스러운 첫날 스코어다.

74타는 올해 위성미의 18홀 스코어 가운데 가장 나쁜 것. 위성미는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 1라운드 때와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때 73타가 최악의 성적이었다.

연습 라운드와 프로암 때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등 심술 궂었던 날씨가 쾌적하고 화창하게 변모한 가운데 위성미는 초반 3개홀에서 경기를 망치다시피 했다.

1번홀(파3)에서 그린을 놓친 위성미는 어프로치샷이 너무 짧아 보기로 홀아웃했고 2번홀(파4)에서 벙커에 발목이 잡혀 1타를 잃었다.

3번홀(파4)에서도 두번째샷이 그린에 못미쳐 3개홀 연속 보기의 늪에 빠져 들었다.

그러나 신중한 티샷과 정교한 아이언샷이 되살아난 위성미는 8번홀(파4)에서 이날 첫 버디를 뽑아내 분위기를 바꿨다.

하지만 11번홀(파5)에서 다시 1타를 잃어버리면서 상승세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이어진 홀에서 버디 찬스를 아쉽게 놓치던 위성미는 18번홀(파4)에서 아이언 티샷에 이은 5번 아이언으로 친 어프로치샷이 홀 50㎝에 떨어지면서 기분좋게 버디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위성미는 "경기 초반 티샷이 좋지 않았다"면서 "그렇지만 후반에는 경기를 잘 풀어나갔고 기분좋은 버디로 마지막홀을 장식했기 때문에 내일이 기대된다"고 여전히 당당했다.

작년에도 1라운드 때 75타로 부진했지만 이후 3일 내리 60대 타수를 내면서 공동3위에 올랐던 경험이 있기에 나온 자신감이다.

위성미는 이날 남자 프로 선수들도 좀체 사용하지 않는 1번 아이언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온통 관심이 위성미에 쏠린 사이 만46세를 갓 넘긴 잉스터는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쓸어담으며 66타의 불꽃타를 휘둘러 2위 실비아 카바렐리(이탈리아), 마리아 요르트(스웨덴) 등을 3타차로 제치고 순위표 맨 윗줄을 점령했다.

현역 선수 가운데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웹과 함께 3명 뿐인 커리어 그랜드슬램(메이저대회 4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달성한 잉스터는 이로써 최고령 메이저 우승 기록을 바라보게 됐다.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60년 페이 크로커가 세운 46세 7개월 11일이며 만약 잉스터가 우승하면 46세 1개월 13일이라는 새 기록이 탄생한다.

3언더파 69타를 친 공동2위 카바렐리, 요르트에 이어 앨리슨 해너, 니나 라이스, 글래디스 노세라 등이 2언더파 70타로 공동4위 그룹을 형성하는 등 비교적 낯선 선수들이 선두권에 들어간 가운데 '코리언 군단'은 힘을 쓰지 못했다.

재미교포 김초롱(22)이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7위에 올랐고 루키 이지영(21.하이마트)과 이정연(27), 양영아(28) 등이 이븐파 72타로 공동16위에 포진했으나 기대를 모았던 박세리(29.CJ), 김미현(29.KTF), 장정(26.기업은행) 등은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2001년 우승자 박세리와 올해 2승이나 올린 김미현, 그리고 작년 대회 챔피언 장정은 나란히 6오버파 78타로 부진, 공동113위로 추락하면서 컷 통과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몰렸다.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위성미를 1타차로 제치고 시즌 3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웹 역시 버디 2개에 트리플보기 1개와 보기 3개를 쏟아내며 4오버파 76타를 쳐 공동75위로 밀렸다.

소렌스탐도 선두권을 달리다 17번홀(파4) 더블보기, 18번홀(파4) 보기 등 막판 2개홀에서 3타를 잃는 난조 끝에 이븐파 72타에 그쳐 실망스런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한편 20℃ 안팎의 화창한 기상 조건 속에 시작된 경기는 현지 시간 오후 들어 바람이 거세지면서 평균 스코어가 75.665타가 말해주듯 선수들은 날씨와의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날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15명에 불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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