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부자가 대(對) 이스라엘정책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아버지 부시가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중시해 이스라엘과 어느 정도 '거리두기' 정책을 폈다면 아들 부시는 강력한 '옹호'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
대표적 차이점은 아버지 부시가 민감한 중동 정치문제에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표방했던 반면 아들 부시는 테러리즘과 전쟁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관조하며 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버지 부시는 재임 기간 '민주주의'라는 고상한 목표보다 국가 이익을 중시해 시리아와 이란 등 아랍권 지도자들과도 유대관계를 갖는 외교정책을 폈지만 아들은 이와 확연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양측 간에 '균열'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가 늘고 국제적 비난이 고조되자 아버지 부시의 옛 보좌진들이 이스라엘을 감싸고 있는 현 부시 행정부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현 행정부의 중동정책이 해결책을 제시하기는커녕 오히려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 지적이다.
물론 아들 부시 측도 불만이 없지 않다. 실제 그는 지난달 31일 마이애미에서 한 연설에서 아버지 부시의 중동정책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현 중동위기는 '자유'와 '테러' 간 싸움의 한 부분이며,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전체주의와 테러를 용인하는 현상유지 정책을 펴온 탓에 9·11테러를 겪었다는 게 아들 부시의 발언 요지.
NYT는 아들 부시가 강력한 이스라엘 옹호정책을 펴는 이유를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인 그의 종교적 신념과 텍사스 주지사 시절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행적에서 찾았다. 보수적 공화당원의 근거지라고 할 수 있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친(親) 이스라엘 성향을 표방하고 있다. 아들 부시의 측근들은 그가 1998년 이스라엘을 첫 방문하고 이스라엘이 처한 지리적, 안보적 취약함에 충격을 받아 그때부터 이스라엘 옹호론자가 됐다는 얘기도 내놓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 내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리더로 '위클리 스탠더드' 편집장인 윌리엄 크리스톨은 "아버지 부시가 아랍권의 주요 국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면 아들은 이스라엘에 더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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