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제왕절개분만율은 세계보건기구 권장수치 보다는 무려 7배나 높다. 선진국에 비해서도 2-3배나 높은 수치다.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은 이유는 첫번째 아기를 제왕절개수술로 분만하면 둘째 아이는 제왕절개수술을 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제왕절개 수술로 첫아이를 얻은 경우 47%가 둘째아이도 제왕절개수술로 분만하는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첫번째 아이를 제왕절개했다면 반드시 둘째아이도 수술을 해야하는가. 의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김종인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 첫아이를 제왕절개 분만을 했다고 둘째아이도 같은 방법으로 낳아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 이라며 둘째의 경우 자연분만에 성공한 비율이 최근에는 70-80%에 이르고 있다고 전한다. 이중 자연분만에 실패한 이유는 60%가 분만진행이 잘되지않아서였고 25%는 산모 스스로 진통을 견디지 못해 제왕절개를 원했던 경우다.
경희대의료원 조사에 따르면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에 성공한 태아평균 체중은 3.3Kg이었으며 태아체중이 4.7Kg에 달하는데도 자연분만에 성공한 경우도 있었다.
자연분만을 할경우 수술과 마취에 따른 쇼크나 과민 반응, 출혈, 감염등의 합병증이 적고 산모의 회복이 빠르다는점이 꼽힌다.
제왕절개수술 후 자연분만을 원할 경우 성공률을 높이고 자궁파열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 제왕절개수술 이전에 자연분만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산모가 젊은 여성인 경우▲ 태아 체중이 적을 경우 ▲태아 선진부가 태아 머리일 경우 ▲이전 제왕절개수술이 자궁 하부 횡 절개인 경우에는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누구나 자연분만에 도전할 수 있는것은 아니다. 김교수는 " 전치태반인 경우나 태아의 위치가 비정상적으로 있거나 아기가 엄마의 골반보다 큰 경우외에는 자연분만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연분만에 가장 큰 걸림돌은 자궁파열이다. 이전에 수술했던 자국이 분만진통 과정에서 파열되는 것을 말한다. 자궁 파열의 빈도는 약 0.2∼1.5%로 보고되어 있으나 일단 발생 시 태아는 사망 또는 산소부족에 의한 뇌손상 등 신경학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산모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제왕절개로 첫아이를 얻은 산모가 자연분만을 할 수 없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제왕절개 횟수 2회 이상일 경우를 비롯해 ▲태아와 산모의 골반이 불균형일경우 ▲자궁파열이나 자궁수술, 자궁기형의 경력있는 경우 ▲쌍둥이인 경우 ▲태아가 자궁내로 바로 서있는 경우 ▲산모가 당뇨인 경우등이다.
김교수는 "규칙적인 산전 진찰과 함께 분만 전 산부인과의 충분한 진찰과 응급처지에 대한 의료진만 준비된다면 제왕절개수술 후에도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고 말한다.
김순재 편집위원
도움말: 김종인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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