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똑똑하게)"공부방법 강요 말고 자녀 스스로 깨치게"

입력 2006-08-01 07:08:57

매일신문사와 경북대 사범대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자녀를 똑똑하게 키우는 학부모교실'의 강의 내용 요약과 특강 교수 인터뷰를 싣습니다. 특강 일정과 내용은 6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부모 자식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칭찬과 격려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깨칠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가 작은 깨달음에도 함께 기뻐하는 자세가 자녀 교육의 기본입니다."

"가정에서 논술 교육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상태 경북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태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전임 사범대 학장으로 교수들 사이에 '인격자'로 꼽히는 이유가 와 닿았다.

"부모가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내용도 완전히 모르면서 특정 공부 방법을 강요하는 것은 자녀에게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자녀의 공부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게 현명합니다."

이 교수는 시중의 현 논술 교육이 크게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논술이 강조되는 프랑스조차 우리로는 중학교 1학년인 7학년이 돼야 논술을 시작하고, 고교 2학년인 11학년이 돼야 본격적인 쓰기 훈련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초·중학교 때부터 완전한 논술 실력을 쌓으려 덤빕니다. 초등학생 때는 대상의 묘사와 서술 훈련을 통해 사물을 정확하게 보는 능력만 기르면 충분합니다."

학부모는 "더 깊이 생각해봐라." "객관적으로 표현해라."는 두 가지 정도의 이야기만 해 줘도 눈에 띌 정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가령 아이가 '여름이 되니 날이 덥다.'고 표현했다면 "여름이 된 표시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고 기다리라는 것. 조급증을 내며 답을 이끌어내려고 애쓰기보다 '집 앞 감나무 잎이 무성해졌다.' '해가 높아졌다.' 등 단순한 사실이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발견해내면 "그렇구나, 나도 몰랐네." "그럴 수도 있겠네." 하며 칭찬해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날이 덥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까?"라고 물어 보자. 그리고는 역시 같은 기온이라도 사람에 따라 더운 정도에 대한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른들의 생각조차 추상적이고 비논리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책에 나와 있는 내용조차 부모가 먼저 말하면 논술 공부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학교 교사, 특히 사회·과학 교사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학교 논술 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논술은 국어 과목이 아닙니다. 사회나 과학 과목의 수업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일주일에 두 시간인 생물 과목이라면 두 시간을 붙여 10분은 과제를 주고 나머지 70~80분 동안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글로 쓰게 하는 식입니다. 그 후에 교사가 틈틈이 학생 개인별 첨삭 지도를 해 주는 것, 이게 옳은 논술 교육입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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