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좌파후보 "대선 재검표 때까지 수도 점거"

입력 2006-07-31 09:13:31

30일 시위에 120만명 참가…장기간 분규·논란 전망

멕시코 좌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선거 후보가 30일(현지시간) 지지자들에게 모든 투표지에 대한 재검표가 이뤄질 때까지 수도 멕시코시티를 봉쇄·점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일요일인 이날 멕시코시티 중심가 레포르마 대로에서지지자 120만명(멕시코시티 경찰청 집계)의 가두행진 시위를 진두지휘하며, 대선 재검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시민저항' 수위를 무한정으로 높일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가두행진 시위 마지막 집결지인 소칼로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관광명소로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소칼로 광장을 비롯해 시내 중심가를 관통하는 주요 도로 등을 점거하는 시위를 벌여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재검표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가 이 곳에 밤낮으로 머무를것을 제안한다"면서 자신 또한 대선개표 부정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투쟁이 해결날 때까지 소칼로 광장에서 지지자 수천명들과 함께 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노력과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지자들도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전(全)시간 봉쇄·점거' 제안에 그대로 따를 것임을 소리 높이 외치며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시내 핵심 장소에 시위용 '상설 캠프'가 세워지면 극심한 교통혼잡 사태 등 멕시코시티의 주요 도시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대선 이후 좌파진영의 대선개표 불복소송으로 대통령 당선자 발표가 연기된 가운데 이날을 포함해 멕시코시티에서 지난 3주간 세 차례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이미 '시민저항'을 공개 요구한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평화적으로 이뤄지는한 대선부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엔 아무런 제한을 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비센테 폭스 대통령과 우파 집권 국민행동당(PAN) 펠리페 칼데론 후보가 개표 및 선거부정의 배후세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좌파진영에 따르면 전체 13만여 투표소 가운데 약 7만2천 곳에서 투표지 집계가조작됐다.

좌파진영은 따라서 첫 개표 후 봉인된 투표지 묶음을 풀어 '한장 한장' 다시 집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파 진영은 선거법상 봉인 투표지 개봉은 명백한 부정행위 증거가 제시될 때에만 가능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선거재판소의 대선분쟁 소송에 대한 판결은 오는 8월31일까지 나와야 한다. 여기서 대선 무효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오는 9월6일까진 선거재판소의 대통령 당선자 확정 발표가 이뤄진다.

현재로선 대선 무효 판결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부분 혹은 전면 재검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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