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영국에서 결성된 3인조 록밴드 플라시보(Placebo)가 28~30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기에 앞서 29일 오후 4시30분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첫 내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국계 미국인 브라이언 몰코(보컬 겸 기타), 영국 토박이 스티브 휴잇(드럼), 스웨덴 출신 스테판 올스달(베이스)로 구성된 플라시보는 1996년 데뷔한 이래 5장의 정규 음반과 1장의 베스트 음반을 발표하며 통산 7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 대표적인 브릿 록 밴드로 자리잡았다.
기자회견에 검정색 의상을 입고 등장한 세 남자는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 "한국에 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국에 광적인 팬이 많다는 걸 이제 잘 안다"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국내에는 이들의 음악 중 '크롤(Crawl)'이 한석규·심은하 주연 영화 '텔 미 썸딩', '에브리 유 에브리 미(Every You Every Me)'가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에 삽입돼 널리 알려져 있다.
이날 주최측인 EMI는 기자회견 전 브라이언 몰코의 동성애적 이미지, 글램 록(글램 록을 회고한 영화 '벨벳 골드마인'에서 플라시보는 글램 록 밴드로 출연했다)에 대한 질문은 삼가달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플라시보와의 일문일답.
--한국을 처음 방문한 소감은.
▲비가 많이 내린다(It's wet).
--한국 대중문화를 접한 것이 있나.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를 봤다. 또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도 좋아한다. 한국 영화는 역사가 오래된 프랑스 영화의 지적인 면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제공한다.
--첫 내한인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한국 팬들을 위해 어떤 무대로 어떤 인상을 남기고 싶나.
▲한국 공연을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훌륭한 무대를 보여줄 것이다.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지 전혀 몰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다음 음반은 어떤 콘셉트가 될 것인가.
▲보통 새 음반은 이전 음반의 반영이다. 그간 음반에 일렉트로닉적인 요소가 많아 올해 초 발표한 5집 '메즈(Meds)'는 아날로그적인 성향이 강했다. 다음 음반에 대해선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메즈(Meds)'는 한국 팬들에게 가장 뛰어난 음반이란 평가를 받았는데 어떤 점에 신경썼나.
▲우리는 음반 작업 시작 전까지 스타일·주제를 결정하지 않는다. 과정에 주목한다. 진공 상태에서 시작해 궤도에 오르면 주제를 결정한다. 그때는 분위기·컬러를 고려한다. 이번 음반 작업 때도 처음엔 개념이 없었다. 단지 정직하고 직접적인 음반이 될 것이라고 느꼈다. 가장 모던한 음반인 것 같다. 늘 진공 상태에서 외부로부터 영향받지 않으려 한다.
--한국에 광적인 팬이 많다는 걸 알고 있나.
▲감사하다. 예전엔 몰랐는데 지금은 잘 알고 있다.
--데이비드 보위와 '위드아웃 유 아이 엠 낫씽(Without You I'm Nothing)'이란 듀엣곡을 함께 불렀고 그룹 R.E.M의 마이클 스타입이 '브로큰 프롬이즈(Broken Promise)'란 곡에 참여했다. 이들과의 작업 때 에피소드가 있나.
▲두 사람 모두 젠틀맨이었다.(웃음)
--영국에는 지금 '아크틱 몽키즈' 등 신인 밴드가 큰 인기다. 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크틱 몽키즈는 대단한 밴드라고 생각한다. 노래를 잘 만들며 가사에서 사회적인 부분을 재미있게 표현한다.
--데뷔 10년인데 긴 시간 플라시보 멤버들이 함께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우리가 오래 시간 활동하는 이유 중 하나는 트렌디한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유행을 추구하지 않고 비전을 추구해왔다. 밴드는 하고 싶은 음악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한다. 우리의 음악은 '언패셔너블(Unfashional)'하다.
--음악적인 영감을 얻기 위해 하는 일은.
▲음악 작업을 잘하고 만족스러울 때 그 자체가 크리에이티브(Creative)하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하면서 영감을 얻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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