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높이 낮아진다…1천950m에서 1천947m로

입력 2006-07-28 17:19:28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 높이가 통용되고 있는 1천950m보다 3m가 낮은 1천947m라는 주장이 측량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제주산업정대 토목과 양영보(48) 겸임교수는 '도서지역 기준점의 정확도 해석에 의한 측지 기준망 활용'이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지난 2003년 7월 GPS위성측량 방식으로 한라산 해발고도를 측정한 결과 1947m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위성항법장치) 측량은 3개 이상의 인공위성에서 발사한 전파를 수신해 관측점까지의 소요시간을 관측함으로써 관측점의 위도·경도·고도 등의 정보를 얻는 체계이다.

양 씨는 "비와 바람, 등산객 등의 답압 등 여러가지 이유로 최고 정상점 위치가 서쪽으로 1.8m, 남쪽으로 1.8m 낮은 곳으로 이동해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GPS 5대를 이용해 측정했기 때문에 오차는 몇 ㎝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라산 높이 측정은 독일인 지리학자이자 언론인이 지그프리드 겐테가 1901년 한라산을 등반하며 무수은 기압계와 고도계를 이용, 1천950m로 처음 측정했고, 이후 일제가 1913∼1918년 도시조사사업을 시행하며 한라산을 같은 높이로 측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66년 국토지리정보원의 전신인 건설부 국립건설연구소가 평균 해수면을 기준으로 한라산의 높이를 삼각 측량해 1천950.11m로 재확인하면서 이 수치가 각종 지도 등에 공식적인 고도로 사용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GPS를 이용한 고도 측정의 경우 측량 방법에 따라 오차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양 씨의 측정 방법을 전화로 확인한 결과 제대로 측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국토지리정보원의 측량에서도 양 씨의 측정치와 거의 같은 결과를 얻었으며 내년에 이를 고시할 예정"이라고 밝혀 한라산의 공식적인 높이가 1천947m로 바뀔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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