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우언라이(周恩來:1898~1976) 전 총리는 사후 30년이 된 지금까지도 중국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인물이다. 어느 정도인고 하면 10년 전 베이징의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생원(대학원) 어학센터의 한 중국어 강사는 어느 날 수업 중 저우 총리에 관한 내용이 나오자 갑자기 눈물을 글썽거렸다. 중년의 남자가 죽은 정치가를 얘기하며 눈물을 흘리다니…. 자신들이 지금도 얼마나 저우 총리를 그리워하는지를 얘기하는 모습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카리스마 아래 영원한 2인자에 머물러야 했던 저우 총리. 하지만 겸허하고도 인간미 넘치는 사람, 백성의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했던 큰 인물로 칭송받고 있다. 문화혁명 직전 어느날의 일화는 그 됨됨이를 말해준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대강당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람들이 안내자의 제지로 총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현장에 온 총리가 말했다. "내가 총리가 된 것은 인민들을 위해 일하기 위함인데 어찌 내가 먼저 지나가겠다고 다른 사람들을 비키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총리는 그 사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아내 덩잉차오(鄧潁超)와의 사이에 자녀가 없었던 그는 순국 동지들의 자식을 7명이나 양자로 키웠다. 배우 뺨칠 만큼 잘 생긴 얼굴이었지만 사생활도 깨끗했다. 죽은 뒤 유언장엔 장례식을 크게 벌이지 말 것과 화장해 조국의 강산에 뿌려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농민'노동자를 만나는 중국 지도부는 항상 원 총리이며, 재해 현장에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한다. 별명도 '평민 총리'다. 올 초 10년 넘은 낡은 점퍼로 국민을 감동케 하더니 최근 허난(河南)성의 수해복구 현장에선 밑창 떨어진 낡은 운동화로 국민 가슴을 찡하게 만들고 있다. 명품은커녕 아주 대중적인 상표, 하지만 전국 30개 省(성)'市(시)와 수천개 縣(현)을 함께 돌았던 총리의 발이다.
○…관제 언론에 의한 선전'홍보 기사일까? 중국 국민의 답은 '뿌(不)'다. 원 총리가 천성적으로 검소하며, 이미지 관리용 '연출'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중국 국민은 '제2의 저우언라이'에게 뜨거운 존경을 보내고 있다. 우리의 교육 부총리는 논문 표절 문제로 매일같이 침통한 얼굴 사진만 실리고 있는데….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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