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야구 주범은 '공격야구 실종'

입력 2006-07-27 09:49:03

프로야구가 재미없다는 말이 나돈지 오래됐지만 뽀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프로야구를 재미없게 만드는 한 요소는 공격 야구의 실종이다. 올 시즌에는 홈런포의 실종으로 '투고타저' 현상이 더욱 심해 보인다.

투수력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 작전과 짜내기 등을 중시하는 '스몰볼'이 팀 우승의 원동력이 되면서 이제 공격 야구를 선호하는 팀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대형 홈런타자의 명맥은 끊긴 상태다.

■홈런포 실종=24일 현재 291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388개다. 1경기 평균 1.3개로 경기당 2.22개(24일 현재 1천469경기에서 3천266개)인 메이저리그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수치다. 현재의 추세라면 시즌 후 8개 구단 팀 홈런 수는 672개로 지금처럼 126게임이 벌어졌던 1994년 666개 이후 12년 만에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팀 홈런은 타이론 우즈(주니치 드래곤스)와 이승엽이 대포 경쟁을 벌이던 1999년 1천274개를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이승엽이 떠난 2004년부터는 1천개 이하로 추락했다.

■투고타저 심화=25일 현재 SK를 제외한 7개 구단의 팀 방어율이 3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이 3.26으로 가장 앞서 있고 삼성은 3.37로 2위, LG는 3.94로 7위를 마크하고 있다. SK만이 4.19로 4점대에 머물고 있다. 올 시즌 팀 전체 평균 방어율은 3.62로 1982~2005(24시즌) 평균 3.97, 2005시즌 4.21에 비해 매우 좋은 편이다.

반면 팀 타율은 올 시즌 현재 0.255를 기록, 1982~2005시즌 평균 0.261, 2005시즌 0.263에 비해 떨어진다.

■취약한 저변, 투수 선호가 문제=아마야구의 저변이 취약해지고 있지만 투수 선호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구 율하초교 남동률 감독은 "초교에서는 재능에 따라 포지션을 정해 주지만 중·고교에서는 학부모 등의 요구로 재능있는 선수들이 대부분 투수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남 감독은 프로 구단의 선수 지명이 투수에 편중돼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투수 중심으로 팀이 운영되고 스카우트가 이뤄지면서 야수들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넓은 스트라이크 존=올 시즌 투고타저가 심화되면서 일부 코칭 스태프들은 좌·우, 상·하 모두 관대한 스트라이크 존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넓다 보니 투수들은 유리한 입장이지만 타자들은 맞히는데 급급해하는 실정이다. 공이 물렁물렁해 타구가 뻗지 않았던 데드볼(Dead ball) 시대에는 투고타저가 당연했으나 라이브볼(Live ball) 시대인 현대에는 투타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트라이크 존 상·하는 넓게 운용하되 좌·우 폭은 좁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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