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는 26일 오전 송영환, 이동복, 이종목, 조병인 씨 등 경북 교육감 후보 4명을 초청한 가운데 '교육감 후보 토론회'를 가졌다. 후보들로부터 현 경북 교육에 대한 평가, 각종 교육 현안에 대한 입장과 해법을 들어봤다.(답변 순서는 가나다 순)
◇교육 일반
▲사회 : 현 교육감의 재임 동안의 아쉬운 점은 무엇이고 어떤 보완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송영환 : 도승회 현 교육감의 8년 재임기간 동안 공과를 현 시점에서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정보화 교육, 학생특기적성 교육, 공·사립학교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 난치병 어린이 돕기, 경북 체육 발전 등은 오래 기억될 일로 봅니다.
이동복 : 경북만의 특색있는 교육행정이나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이렇다보니 정치권이나 사회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밖에서 요구하는 대로 끌려 다닐 것이 아니라 교육 주체들의 합의에 의한 소신있는 교육을 실현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종목 : 2004년 교구 비리는 경북 교육청 위상추락에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이 문제로 전국이 떠들썩했고, 2005년 전국 혁신평가에서 경북이 최하위 성적을 받은 점도 아쉽습니다. 교육청, 각 학교의 예산편성·집행을 공개하고 전자입찰을 통한 투명한 예산 편성과 집행이 정착돼야 합니다.
조병인 : 도승회 교육감 재임 8년 동안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학교가 많아 아쉽습니다. 저는 초·중·고교를 연계하는 학교단지를 조성하고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단위학교별 지역 특성화 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하겠습니다.
◇고교 비평준화와 지역별 학력 격차
▲고교 비평준화로 인한 문제점, 지역별 학력 격차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어떤 것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또 현재 논의되고 있는 포항과 구미 지역 평준화에 대한 입장은 어떠합니까?
송영환 : 평준화 제도는 교육 정상화, 과열과외 완화 등에 기여했지만 경쟁력 저하, 획일화 등 부정적인 면도 만만찮습니다. 2008년부터 평준화를 실시하는 포항의 평준화 대책위원회는 학부모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실시 과정 과정상의 여러가지 문제를 철저히 검토 보완해야 합니다.
이동복 : 평준화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러나 소극적인 학교 간의 경쟁이 아니라 학생 간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좋은 인재를 유치하는데만 혈안이 되지 말고 학교장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종목 : 평준화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개선의 여지도 있습니다. 인구 30만이 넘고 과다 경쟁이 있는 시 지역은 필요하며, 그렇지 않은 소도시는 제외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평준화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묘책이 아니므로 포항지역 실시 결과를 2~3년 지켜보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병인 :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학교간 학력 격차가 존재하고 중학교부터 경쟁이 심해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반면 수준별 수업이 가능하고 효율적인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포항지역 평준화는 기존 로드맵에 따라 계속 추진해 나가겠지만,구미지역에 곧바로 시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농촌 학교 활성화 대책
▲사회 : 농촌 학교 이탈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농촌 학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으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송영환 : 지난 98년부터 추진된 소교모 학교 통·폐합 정책 이후 우수 학생들이 도시로 몰려가고 있어 농촌은 더욱 열악한 교육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경제성과 효율성만 내세우면 농·어촌 교육의 황폐화를 가속시킬 것이 자명하므로 '교육 논리'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동복 : 농어촌 학생 이탈은 근원적으로 농어촌 인구 감소에 있습니다. 농어촌 인구 감소 같은 불가항력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오히려 농어촌 학교를 통·폐합하여 예산을 줄이고 통합된 학교에 예산을 늘려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이종목 : 우리 도는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가 전체 학교 수의 40%를 넘는 실정입니다. 학부모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규모 학교 급식비 지원, 방과후학교 운영 강사 보전비 지원 등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소규모 학교를 특구로 지정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조병인 :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피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통·폐합 기준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역 주민이 희망할 경우 이를 적극 수용해 추진하되, 통학 버스 운영 확대 등으로 통·폐합 학교 학생들의 학습 환경이 더 좋아지도록 해야 합니다.
◇교원 인사
▲경북의 경우 넓은 지역 특성상 교원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인사에 대한 소신을 밝혀 주십시오. 아울러 우수 교원들을 각 시·군에 고르게 배치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제시해 주십시오.
송영환 : 현재 교원의 시·군간 전보는 점수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군 간 '교사 상호 파견 근무제'를 도입한다면 도·농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줄 것입니다. 또 지역 특성화 고교 및 명문 고교 육성을 위해 '교원 초빙제'를 실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동복 : '지역연고주의' 인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출신지역의 교원으로 인사를 실시하면 책임감이 한층 높아져 내 고향의 후배를 지도하는데 많은 애착을 가질 것이 틀림없다고 봅니다. 이는 농어촌 지역 학력향상과 인재 역외 유출을 막는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종목 : 연공서열식 인사제도를 능력중심으로 개정하겠습니다. 장학관, 연구관, 주요 보직과장을 공모제를 통해 임용하고 전문직을 업무 성격에 따라 선발하는 '일반직 순환 근무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여성 교원에게 불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벽지에 교장 초빙제를 우선 적용하겠습니다.
조병인 : 벽지근무가산점과 농어촌근무가산점이 있어 농어촌 지역 근무도 특별히 기피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선호 지역에 대한 문제점은 순환근무 보완으로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경북 교육에 대한 기타 과제나 소신
▲이밖에 경북 교육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나 당선되면 소신을 갖고 추진할 정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송영환 : 교육 재원 지원금을 연간 100억 원 유치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세일즈 교육행정을 펼치겠습니다. 학력신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학교를 만들고 우수교원 초빙제를 통해 1개 군에 1개 명문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영어 체험장 조성, 유아·특수 교육 센터 건립 등 지원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이동복 : 포항·구미·경주 등 3개 권역별로 차별화된 교육정책을 펼치겠습니다. 또 평준화의 역기능 해소를 위해 국제고를 짓겠습니다. 2007년 개교 예정인 제2과학고 예산을 이쪽으로 돌리겠습니다. 안동, 상주에 심신 수양 체험학습장을 건립하고 교단 중심의 행정을 구현하겠습니다.
이종목 : 공교육을 살리는데 힘을 쏟겠습니다. 기초·기본 학력을 다지기 위해 초·중학교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합니다. 각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는 등 학습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사립학교 교원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공·사립간 재정 불균형을 바로잡겠습니다.
조병인 : 저소득·소외계층을 배려하는 교육시책을 최우선으로 시행하겠습니다. 방과후학교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영어체험학습원을 설립해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경쟁력 있는 교육, 기초가 튼튼한 교육으로 파워 경북교육을 이룩하겠습니다.
대담·정리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 경북도 교육감 후보 4인 프로필
*송영환(62) = 대구대학교 특수교육학과 졸. 의성교육장, 김천교육장
*이동복(57) = 경북대 대학원 박사과정 졸. 현 경산고 교사. 경북대 초빙교수
*이종목(63) = 영남대 교육대학원 졸. 영천교육장, 경북교육청 초등교육과장
*조병인(68) = 경북대 사범대 졸. 경북교육청 교육국장, 포항중앙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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