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1시 잉글랜드 런던의 에미레이트 구장에선 네덜란드의 축구 영웅 데니스 베르캄프(37)의 은퇴 경기가 성대하게 열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아스날 소속인 베르캄프는 2005-2006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으며 아스날은 올 시즌부터 새롭게 개장하는 에미레이트 구장의 첫 경기를 베르캄프의 은퇴경기로 마련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아스날은 11시즌을 뛴 베르캄프를 위해 그의 전 소속팀이었던 아약스 암스테르담을 초청, 6만여명의 관중이 자리를 꽉 메운 가운데 그의 마지막 경기를 화려하게 마련했다. 베르캄프는 아스날 소속으로 전·후반 각각 30분씩 뛰었고 전반에는 양 팀의 현역 선수들이, 후반에는 양 팀의 은퇴한 선수들이 대거 참가, 베르캄프의 출중했던 한 시대를 기렸다.
아약스 출신으로 네덜란드의 전설적 스타들인 요한 크루이프, 마르코 판 바스턴, 프랭크 레이카르트, 마르크 오베르마스, 프랑크 드 보어, 로날드 드 보어, 빔 용크 등이 출전했고 아스날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안 라이트, 토니 아담스, 데이비드 시먼, 리 딕슨, 파트리크 비에라, 은완코 카누 등도 이 경기에 참가했다.
창의적이고 예리한 패스, 우아하고 정확한 슛과 골 결정력으로 유명한 베르캄프는 특히 1998년 월드컵대회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긴 공중패스를 건네받아 3번의 터치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는 아름다운 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는데 이날 가족과 기라성같은 스타들,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더없이 감동적이고 행복한 마지막 경기를 가졌다.
다음날인 24일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의 홈 구장인 겔젠키르헨 구장에서는 덴마크 출신의 스타 에베 산(35)의 은퇴경기가 열렸다. 덴마크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1999-2000시즌 샬케04로 이적, 그 해 득점 3위에 올랐고 다음 시즌에는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유로2004와 2002한·일월드컵에서 덴마크의 공격을 이끌었던 대표적 스트라이커. 베르캄프의 은퇴경기만큼 화려하진 않았지만 샬케04는 7년간 팀을 위해 281경기에서 105골을 터뜨린 에베 산을 위해 최대한의 예우로 은퇴 경기를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선수들에게 은퇴 행사를 마련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유상철, 김태영 등이 소속 팀에서 은퇴 경기를 가졌고 A매치 100경기 이상을 뛴 국가대표로서 은퇴식을 가졌다. 그러나 은퇴한 이를 기리기 위한 은퇴경기가 아니라 K리그 경기를 은퇴경기로 가졌다. 베르캄프같은 은퇴경기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이나 우리나라는 축구를 위해 헌신한 스타들에 대한 마지막 예우가 좀 부족한 편이다. 더구나 관중이 만원을 이룬 유럽리그의 은퇴 경기는 우리나라와 많이 비교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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