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점거' 사태 종료…피해액 2천억 넘을 듯

입력 2006-07-22 10:33:26

포스코가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의 사상 초유의 점거 사태로 2천억 원 대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 노조의 본사 건물 점거로 인한 외주사 관리와 자재구매. 재무회계 등 행정관리 업무에 따른 차질, 건물과 집기 훼손 등까지 포함하면 실제 손실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1968년 포항종합제철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고로(高爐·용광로) 업체로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등 2개의 제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열간압연, 냉간압연, 후판, 선재, 강편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포스코는 자본 총계 19조 5천220억 원, 매출규모 21조 6천95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본사 점거사태의 장기화로 건설 중인 30여 개 설비 공사 가운데 차세대 친환경 신제철 공법으로 알려진 파이넥스 공장을 비롯한 24개 공사가 차질을 빚어 기회비용을 포함, 하루 평균 1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최근 시황 호조와 인수·합병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던 주가도 연일 내리막길을 달렸고, 건물 내외부와 컴퓨터 등 각종 집기, 시설 훼손으로 앞으로 업무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노조 해산 후에도 이번 사태의 후유증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포스코 측은 건설노조의 점거가 장기화하면서 업무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으며 근무공간이 부족한 점을 감안, 전체 직원 447명의 70% 수준을 근무시킨다는 기본방침을 정하고 부서별 여건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왔다.

포스코의 올 1분기 매출은 4조 6천64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가량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7천900억 원과 6천8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55%와 48%가량 감소한 데다 이번 건설노조 파업에 따른 피해 등으로 최악의 경영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역사회도 큰 피해를 입었다. 파업기간 동안 포항의 죽도시장 경기는 최악이었고, 포항 북부해수욕장 등의 상가도 썰렁하기 짝이 없었다. 또 시민들은 보름여 동안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특히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해 포항이 적극 나서고 있으나 이번에 부정적인 노사 문제가 부각된 부분은 포항으로서는 적잖은 부담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기업인과 노동자 간 간격이 종전보다 오히려 넓어진 점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손실이란 지적이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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