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성 '두 마리 토끼' 다 잡는다"
"대구시립합창단을 맡게 돼 영광입니다. 이상길 전임 지휘자가 훌륭히 이끌어 왔기 때문에 어깨가 더욱 무겁습니다. 한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병직(53) 대구시립합창단 신임 지휘자는 2년간 지휘봉을 잡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구시립합창단이 최근 몇년 동안 활발한 대외 활동을 통해 전국 톱 클래스 합창단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음대와 세종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 지휘자는 2001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5년동안 대전시립합창단을 이끈 베테랑. 여러해 공립합창단 지휘를 맡은 이력을 바탕으로 대구시립합창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구시립합창단의 경우 시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존재 이유가 없으며 음악 전공자들로 구성된 프로 합창단인 만큼 아마추어 합창단이 보여 줄 수 없는 수준 높은 공연도 펼쳐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 여기에다 문화의 시대를 맞아 시 홍보 대사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지휘자는 "예술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교육적인 측면과 흥겨움이 적절히 조화된 시민 눈높이 맞춤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며 대구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는 대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전시립합창단 지휘자로 재임할 당시 회원 1천 명과 고정 관객층을 확보, 연주회마다 성황을 이룬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앉아서 홍보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오라고 해서 시민들이 연주회장을 찾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객들이 보고 싶은 연주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연주 프로그램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마련, 연주를 본 사람들이 다시 연주회장을 찾을 수 있도록 대구시립합창단을 꾸려 나가겠습니다"는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첫 데뷔 무대에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을 방침. 오는 10월 26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제94회 정기연주회를 통해 대구시민들에게 첫 인사를 하는 이 지휘자는 "한번에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첫 음악회를 준비하겠다"며 "사람마다 감동과 기쁨을 받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1년의 시간을 두고 다양한 욕구를 가진 시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예산 지원 등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아낌없는 성원도 부탁했다. 이 지휘자는 "대구시립합창단이 시민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민들도 먼저 애정을 가지고 연주회장을 찾아 격려와 함께 따끔한 충고도 해 주십시요. 그래야 대구시립합창단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지방 예술단체가 중앙 또는 국제적인 예술 흐름에 늘 뒤처져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휘자 역할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이 지휘자는 적극적으로 세미나, 심포지움 등에 참가, 합창의 새로운 흐름을 빨리 파악 한 뒤 이를 연주회에 접목시키는 것을 지휘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능력 중 하나로 꼽았다.
특히 세계 무대에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한국 음악 발굴과 보급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국 최초 가곡 작곡집과 민요합창 음악을 편곡 연주한 대전지역 월북 작곡가 '안기영 발굴 음악회' 등을 개최, 한국 음악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시한 이 지휘자는 "한국적 음악 개발로 대구시립합창단의 독특한 색깔도 연출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의 목소리는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에 어느 악기 소리보다 더 심금을 울립니다. 소리와 소리가 모이는 것은 마음과 마음이 모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층 더 밝은 도시 대구를 만드는데 합창으로 이바지하겠습니다" 이 지휘자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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