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절반의 성공'

입력 2006-07-20 08:24:05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2006)가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PiFan2006에 대한 영화인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지만 PiFan측은 영화제 기간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평가와 관객 수의 비약적인 증가라는 결실을 거뒀다.

그러나 영화인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했다. PiFan2006 폐막식이 열리는 20일 현재 영화제에 출품한 영화사를 제외하고는 영화제를 찾는 영화인들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았다. 한국영화 제작자나 감독 등은 거의 영화제를 찾지 않고 있으며, 일부 영화사들만이 영화관람을 위해 부천을 방문하고 있을 뿐이다.

13일 밤 열린 개막식에 참석한 영화인 대부분도 수상을 위해 자리를 한 경우. 원로배우 최은희 씨는 PiFan이 제정한 '신상옥 영화상' 시상을 위해, 김희라 씨는 이 상의 수상자로, 양기환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수상자인 '스크린쿼터연대'를 대표해 참석했다. 홍보대사격인 '페스티벌 가이(Guy)'로 박중훈과 이준기가, 장편부문 심사위원으로 원로배우 윤정희 씨가 행사장을 찾았다. 순수한 목적의 참석자는 안성기·김보연과 정지영·이현승 감독 등 손에 꼽을 정도.

영화인들의 이 같은 반응은 2004년 말 촉발된 PiFan과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2004년 12월 PiFan 조직위원회가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을 임기 내 해촉하자 지난해 제9회 행사를 거부하는 등 PiFan 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PiFan2006 개막에 앞서 PiFan에 대한 영화인의 입장을 대변해 온 영화인회의·영화제작가협회·독립영화협회 등 3개 단체는 6월 말 성명을 내고 "PiFan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의 행보를 관찰한 뒤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PiFan2006 참여는 영화인 개개인의 의사에 맡기겠다"고 말했지만 영화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한 영화제작자는 "PiFan의 문제가 전혀 해결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김 전 집행위원장을 해촉했던 조직위가 여전히 영화제를 운영하고 있고, 김 전 집행위원장 사건과 관련해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주위에 있는 많은 제작자들과 감독들이 이런 이유로 PiFan을 찾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고 싶은 영화는 많은데 이 문제 때문에 PiFan을 찾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PiFan2006에 작품을 출품한 한 영화사 관계자는 "개막식부터 계속해서 부천을 찾고 있는데 영화인의 반응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PiFan 측에서도 영화인들의 반응을 의식해 여러 방면에서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상화가 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인들의 싸늘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PiFan 측은 이번 행사에 대해 "정상적인 상황으로 회복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상준 PiFan 프로그래머는 "일단 작년과 비교해 굉장히 나아졌고 정상적인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문제는 올해 상영작이 250여 편으로 평소보다 80여 편이나 증가해 극장 운영 등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상영작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PiFan2006이 개막작으로 선정한 뮤지컬영화 '삼거리극장'은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일부로 제한되기는 했지만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리즈,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등 상영작들에 대한 관객의 호응도 컸다. 세계적인 특수효과 회사 웨타워크숍 대표 및 기술진이 진행한 워크숍은 연일 호황을 누렸다.

영화제 관객 수도 지난해와 2004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상태. PiFan2006 사무국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13~18일 6일간 영화제를 찾은 관객 수는 15만9천여 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만6천 여명과 비교해 볼 때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 2005년 총 관객 수 9만7천 명 보다는 6만 2천여 명이, 영화제 활황기였던 2004년 총 관객 수 8만3천여 명보다도 7천600여 명이나 많다.

임혜경 홍보팀장은 "영화제 시작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관객이 많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가족영화와 어린이 영화를 상영한 패밀리·키즈 섹션과 특별전 등에도 많은 관객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PiFan2006에 대한 영화인과 PiFan 측의 상반된 반응이 이후 영화제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 밤 폐막식을 갖는 PiFan2006은 포스트 페스티벌 행사를 22일까지 계속 진행한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