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에 도전장 내민 KBS '포도밭 그 사나이'

입력 2006-07-20 08:26:33

'궁'으로 연기자로 안착한 윤은혜 내세워 24일 첫 방송

최근 방송가 드라마 가운데 최고 화제작은 MBC '주몽'이다. '주몽'은 최근 시청률 40%를 돌파한 기세를 앞세워 경쟁 시간대 드라마를 압도하고 있다.

이처럼 월화드라마 시간대에 '주몽'이 한창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골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코미디물 KBS 2TV '포도밭 그 사나이'(극본 조명주, 연출 박만영)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24일 첫 방송하는 16부작 '포도밭 그 사나이'는 MBC 드라마 '궁'의 윤은혜와 뮤지컬 스타 오만석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작품. 출연진과 제작진은 웅장한 스케일의 '주몽'에 맞설 '승부수'로 '철저한 재미'를 내세우고 있다.

19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이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조명주 작가는 "재미를 위해 모든 것을 다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윤은혜는 "'궁' 이후 읽어 본 드라마 시놉시스 가운데 '포도밭 그 사나이'가 가장 재미있었다"며 "'주몽'의 경쟁시간대인 것을 알고 있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이 역을 하면 화가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이처럼 '재미'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 드라마는 김랑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이날 시사회에서 공개된 드라마 초반은 제작진이 '코믹'에 힘을 기울인 티가 역력했다. 윤은혜는 다른 여성들과 육상 트랙을 따라 달리며 경쟁을 벌이다가 꼴찌를 해 결국 개그맨 오지헌의 선택을 받았다. 또 윤은혜와 오만석이 남자 화장실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각자 입장에 맞게 상상하는 장면 등은 큰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작년 KBS가 실시한 드라마 공모전에서 100편의 후보작을 물리치고 1위에 당선된 작품이기도 하다. 최근 급조되는 드라마가 자주 등장하는 가운데 이 드라마는 '출신성분'부터 눈에 띄는 셈이다.

드라마는 도시 처녀 이지현(윤은혜)의 좌충우돌 시골 생활기를 다루게 된다. 물론 주된 스토리는 '포도밭 총각' 장택기(오만석) 등과의 멜로 라인이다.

의류 관련 창업을 꿈꾸는 이지현은 어느 날 친척 할아버지 이병달(이순재)로부터 독특한 제안을 받는다. 1년 간 시골에서 포도농사를 지으면 포도밭 1만 평을 유산으로 주겠다는 것.

순간 고민하던 이지현은 포도밭 땅값이 폭등했다는 말에 과감하게 시골 행을 결정한다. 하이힐에 선글라스를 끼고 포도밭으로 향한다.

세련된 도시처녀의 생활을 버리지 못하던 이지현은 현지 주민의 따뜻한 성품과 자연에 점차 동화돼 간다. 몸매를 드러내는 세련된 옷 보다 '몸뻬 치마'에 익숙해진다.

그러면서 무뚝뚝하지만 순수한 성격의 장택기와 티격태격 다툼을 벌인다. 그러다가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드라마에는 의대를 졸업한 엘리트 김경민 역으로 김지석이 등장하며, 정소영이 장택기의 옛 애인 강수진 역을 맡았다. 강은비는 장택기를 좋아하는 시골 마을 처녀 박홍이 역으로 캐스팅됐다.

아울러 드라마는 전체 배경의 80% 이상이 시골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회 당 도시 장면과 방송사 세트에서 촬영하는 분량은 3~4신 이하다.

박만영 PD는 "인공구조물은 최대한 배제하자는 원칙을 세웠다"면서 "대표적인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보다 시골 장면이 더 많다"고 말했다.

시골 자연만을 배경으로 하다 보면 지루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골에도 나름대로 소, 돼지 등 동물과 엮인 에피소드를 그리는 등 다양한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면서 "단순히 현재 농촌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보다는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향수를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시골로 향하는 도시처녀의 심리를 그리기 위해 젊은 여성을 상대로 취재도 했다. 박PD는 "일과 사랑에 대해 우리 시대 20대 여성이 갖고 있는 솔직한 생각을 반영하고 싶다"면서 "계몽적인 면으로 드라마가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코믹 요소를 적극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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