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합해서 손가락이 네 개 밖에 되지 않는 선천적 장애를 극복하고 피아니스트로 우뚝 서 감동을 안겨줬던 이희아(21)씨. 지난 13∼14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에서 공연을 가졌던 희아씨는 수준급 피아노 연주와 함께 그간 갈고 닦은 노래 솜씨를 뽐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관객들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불편한 몸이지만 무대에 서서 노래를 열창하는 희아씨의 모습에 신선한 감동을 느끼기에충분했다. 14일 저녁 선양시 중화극장에서 진행된 공연에서 희아씨는 북한의 평양음악무용대학 작곡가 전권씨가 만든 6분짜리 '아리랑변주곡'을 연주하다 마무리 부분에서 청아한 목소리로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했다. 어느덧 객석에서는 '아리랑'을 따라 부르는 관객들의 노래가 어우러져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희아씨는 "한국에 자주 못 가는 교민들과 나아가 통일을 위해서 남북한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염원을 담아 아리랑을 불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희아씨는 이날 '아리랑'을 시작으로 피아노는 아예반주자에게 맡긴 채 무대에 서서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강산에의 '넌 할 수있어', '고향의 봄', '사랑으로' 등 무려 5곡을 잇따라 열창했다. 또 노래를 부르는내내 수시로 양손으로 모션을 취하는 등 노래에 몰입한 모습이었다. 희아씨가 국내에서도 공연 도중 간간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른 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무대에 선 것은 중국에서가 처음이라고 한다. 희아씨는 지난 13일 공연에서는 중국 관객을 위해 리밍(黎明)이 부른 ' 사랑한 후에'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희아씨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어머니 우갑선(51)씨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이것저것 노래를 선보였는데 관객들이 피아노를 치는 것보다 노래를 하는 것에 더 반하는 것 같아 놀랐다"고 말했다. 희아씨는 공연이 끝난 뒤 "앞으로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노래하는 희아'로 더 유명해질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노래는 잘 못하지만 좋아서 하고 있다. 사실 어릴 적 꿈이 가수였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원래 꿈이 가수였던 희아씨가 먼저 피아노를 택하게 된 것은 사실 어머니 우씨의 고집이 작용한 결과였다.
우씨는 "나는 희아에게 피아노를 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 노래에 대한 관심을 많았지만 딸에게 피아노가 수준에 도달하면 시켜주겠다고 하고 노래하는 것을 제지했다"고 말했다.
희아씨는 최근 노래 선생님으로 작곡가 겸 반주자 엄기환(22)씨를 만나면서 노래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한다. 어머니 우씨도 엄씨에게 수시로 딸에 대한 조언을 구하며 희아씨의 노래연습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엄씨는 "피아노와 달리 노래는 직접 관객들에게 전달돼 호소력이 크기 때문에 희아에게 노래를 권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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