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시간 대치속 '평온'한 포항

입력 2006-07-15 17:46:43

15일 오전 경북 포항의 포스코 본사에 공권력이 투입된 뒤 경찰과 노조가 같은 건물 안에서 10시간 넘게 대치를 하면서 이날 오전까지 팽팽했던 긴장감이 줄어들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10분을 전후해 69개 중대 6천90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나 농성 중인 노조원들은 건물 4층 이상으로 후퇴한 뒤 사무실 집기 등으로 통로를 차단했다.

이 때문에 진압을 강행할 경우 있을 수도 있는 불상사를 우려한 경찰이 강제 진압.해산을 유보하면서 공권력 투입 직후부터 건물 4층을 기준으로 경찰과 노조원들은 위.아래에서 긴장감 속에서 대치하기 시작했다.

섭씨 30도가 넘는 고온현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치가 장기화되고 건물에 단수 조치가 내려지면서 농성 중인 노조원 가운데서는 환자가 발생하는 등 돌발 사태 발생 가능성도 우려됐었다.

그러나 건물 안팎에서 대기하고 있는 수천명의 경찰 인력은 진압 작전을 개시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노조원들도 건물에 단순히 머무르고 있을 뿐 돌발행동을 하지는 않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의 고위 관계자나 정.관계 인사들이 노조원 등을 만나며 일단 농성을 풀 것에 대한 설득에 나서고 있다.

또 포항지역 시민단체들이 '대화를 통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라'고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시내 곳곳에 내걸고, 노.사가 80% 이상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15일 오후를 전후해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사고 발생을 피하려는' 경찰이 무리한 진압 작전을 펼칠 확률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는 장기화되지 않을까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경찰이 안전한 진압 또는 사태 해결을 위해 열악한 농성 상황에 놓인 노조원들을 최대한 '물러지게' 해 가급적 큰 충돌을 피하면서 해산시키거나 스스로 농성을 풀도록 하려는 '힘빼기' 전략을 쓰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사 문제에 있어 경찰은 원칙적으로 중립 입장이며 농성 현장에 대한 정보 파악이 완전히 되지 않아 돌발 사태를 막기 위해 진압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양쪽이 대화를 통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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