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 결렬에 정치권 '강한 불만'

입력 2006-07-14 10:40:32

여 "北 사과해야"…야 "예견된 결과"

정치권은 남북 장관급 회담이 사상 처음으로 조기종결된 것에 대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칠지 것으로 우려하고 특히 북측이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회담 결렬 책임을 물어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서 여·야 관계의 변수로 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13일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데 이어 1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정부의 안이한 준비로 예견된 결과였다."며 대정부 성토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 정형근 최고위원은 "북한에 선전·선동의 장을 제공할 것에 불과하다는 점은 이미 예견됐지만 정부가 대책을 잘못 수립했다."며 "남북회담을 계속해야 한다는 원칙은 이해하지만 북측에 억지로 끌려다니며 조율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당내 북핵문제 특위 및 국회 관련 특위를 가동해 한미, 한일 관계를 고려한 당론을 정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이계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 대표단이 회담 중에 쏟아낸 말이나 결렬되고 나서 내놓은 성명서를 보면 오만방자하기 이를데 없고 우리 국민들은 이를 대단히 불쾌해 하고 있다."며 "'망신회담'을 강행한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 국민 앞에 사과하고 회담에 직접 참석해 온갖 수모를 당한 이 장관은 즉각 그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도 북측의 성의없는 일방 대화 태도에 발끈했다. 특히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단장인 권호웅 내각참사의 '선군정치' 발언과 관련해 정부와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한 뒤 발언의 취소와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김근태 의장은 13일 영등포 당사에 열린 공공요금안정 정책간담회에 앞서 "권 단장은 발언은 상식이하"라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황당하고 정부와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도발적이고 비생산적인 정치선동은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고 불필요한 긴장만 야기하게 된다."며 "북한은 이런 발언이 어느 누구에게도 동의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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