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다름'의 가치

입력 2006-07-14 07:59:37

부모교육 강좌를 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소극적이고 자기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를 어떻게 하면 적극적인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것과 좀 더 차분한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하는 것이다. 차분한 아이는 적극적으로 적극적인 아이는 차분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이 문제는 심각한 문제이며 정답을 반드시 줘야 한다고 요구하는 표정으로 극과 극의 질문을 던진다.

답은 '그냥 있는 그대로 놔 두세요'이다. 방치하라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기질을 존중하고 오히려 그 특성을 키우라는 것이다.

'기질'이란 '성격의 핵'으로 유전적으로 타고난 면을 말한다. 이 기질은 자라면서 환경에 타협하고 적응하면서 일상생활에서 표현되는 성격으로 발달해 간다. 성인기의 성격은 타고난 유전적인 측면과 자라면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한 측면이 서로 섞여 표현되는 것이다. 직장인의 경우,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성격적 특성이 자신의 기질과 다를 때 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이런 경우, 환경에 적응한 성격적 부분이 타고난 기질을 덮어버려 자신의 타고난 부분을 보지 못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환경의 압박과 요구에 의해 '진짜 자기'를 잃어버리게 되고 그 결과 자신의 일에서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힘들어하게 되는 것이다. 영업직에 종사하면서 "정말 못해먹겠다", "힘들다"고 푸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영업을 못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자신의 기질과 맞는 직업을 찾은 후자가 자신의 직업분야에서 성공할 것이다.

아동은 어릴수록 환경에 접한 시간이 짧기 때문에 성격의 기질적인 측면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표현되므로 성인보다 개인차가 더 심하다. 그러므로 획일적인 양육가치관과 교육의 잣대로 아이를 평가하게 되면 성인 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에 놓이게 되고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 할 수 없게 된다.

최근 개인의 잠재력과 창의성 개발하고 영재를 발굴하여 교육하자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로 대두되었다. 출발점은 개인차를 인정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획일적인 평준화의 교육제도 속에서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문제아로 취급받는 환경에서 창의력을 키우자는 교육목표는 어불성설이며 다른 아이와 같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겠다고 하는 것 또한 모순이다.

인간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다. 획일적인 가치관에서 탈피하여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오미형 경운대 아동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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