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칼을 들고 다른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 '디케'는 두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칼의 엄정함과 저울의 공평함에도 불구하고 혹여 작은 편견이라도 개입될까 아예 눈까지 가린 것입니다. 정의로운 법이란 이렇듯 형평성과 공정성이 생명입니다.
변호사 신태시(48) 씨. 그는 1999년 개업한 이래 재판 참여와 무료 법률상담, 공익 활동의 일환인 국선 변호와 의뢰인에게 소송 진행을 알리는 등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그를 일식당 '죽향'에서 만났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법의 정의와 음식 이야기 및 꿈꾸는 삶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죽향은 술잔을 기울일 짬이 나면 친구들과 찾는 곳입니다. 자주 오는 편은 아니지만 주인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 마음이 편하고 무엇보다 친절합니다. 또 음식도 깔끔하고 깨끗한 점이 좋습니다."
흔히 변호사란 직업은 야누스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법률 전문가로서 우대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지위 상승이라는 점과 함께 고액의 선임비용과 높은 사무실 문턱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측면이 없잖다. 그러나 최근엔 무료 법률상담과 외국근로자 상담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변인으로서의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다.
"많이 투명하고 깨인 사회가 되어 요즘은 변호사 없이도 법률문제를 해결할 길은 많습니다. 인터넷 검색이나 전화 한 통화면 간단한 법률 문제는 간단히 해결됩니다."
신 변호사는 그러나 사회적으로 이해 당사자간의 문제나 피의자의 인권침해가 불거졌을 경우 상호 합일점이나 옳고 그름의 판단은 결국 법률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번호사의 자문이나 상담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음식으로 치면 소금에 해당되죠. 부패 방지는 물론 어느 음식에나 필요한 양념이 소금이라면 변호사라는 직업도 그런 소금처럼 사회에 필요한 구성요소로 봐주면 좋겠습니다."
신 변호사는 본인의 식성에 대해 피자나 닭튀김을 먹기도 하지만 시래기 국이나 박국에 밥을 말아 고추장에 비빈 상차림을 가장 즐긴다. 시골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이런 찬을 해올 때면 평소와 달리 몇 그릇이라도 비운다며 웃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법률공부를 다시 해 변호사가 됐죠. 이전엔 꽤 괜찮은 직업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발을 들여놓고 보니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관심 분야는 행정소송과 보전처분, 등기 등인데 대구 법률시장이 좁아 전문화를 추구하다 보면 사무실 운영이 안 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스트레스 해소법의 하나로 독서를 택했다. 특히 문화유적, 답사, 여행, 사진, 역사에 관한 책을 많이 읽는다.
"신체건강을 위한 것이 음식이라면 취미는 휴식과 두뇌에 자양분을 주는 일이라 하겠죠."
그의 꿈은 나이 들면 적당한 때에 본업을 접고 사진기 들고 여행을 가거나 프로 골퍼가 되는 것.
"꿈은 꿈으로 끝날 수 있어도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이 생활의 활력이 됩니다." 때문에 답사, 여행 관련 독서는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법은 내용과 절차라는 면에서 볼 때 '디케'의 모습대로 공평성과 형평성이 최우선이다. 당사자에게 편향되지 않은 공평한 기회는 절차상의 공정성이다. 현재 시범 운영되는 구도변론주의가 약간의 논란이 있지만 절차적 관점에서 법정이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방편이 될 수 도 있다는 게 신 변호사의 법리논점이다.
몇 해 전 경찰의 가혹한 대우와 강요로 죄를 자백했던 한 젊은 피고인을 변론한 적이 있는 신 변호사는 경찰관의 임의동행과 같은 요구가 있을지라도 원하지 않을 경우 가지 않아도 된다는 절차상의 법리 해석이 있었더라면 그 피고인은 유죄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죽향
대구 수성구 범어 2동 범어네거리 대백가구 맞은 편 대구은행 옆길에 있는 아담한 일식집 죽향은 동해안 산지서 난 제철 생선으로 맛깔스런 회를 내는 곳으로 단골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력 10년이 넘는 주방장이 추천하는 모듬회의 경우 다양한 고급어종의 회를 중심으로 10여 가지의 메뉴를 내놓는다.
상차림 순서에서도 신선한 맛을 위해 회와 해산물을 먼저 제공한 후 따뜻한 음식을 내놓고 있다. 이 중 도루묵 튀김과 구이는 사철 제공되며 회 먹은 뒤의 산뜻한 입맛을 위해 비린 맛이 나지 않는 조기매운탕을 내놓아 술 마신 고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특히 점심특선인 생선회정식은 저녁시간에 제공되는 음식들을 그대로 내놓아 푸짐한 식사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문의:053)741-4234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작성일: 2006년 0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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