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내신 조작' 파문 전국으로 확산

입력 2006-07-13 11:38:50

"학교이름 공개하라" 요구 빗발…진상조사 촉구

내신성적 조작사건에 학부모·시민단체들이 엄정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수백 여 건의 답글이 게재되는 등 파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다른 학교·학생들의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 물의를 빚은 학교이름을 공개해 달라는 일부 학부모들의 요구까지 빗발치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구지부는 11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는 학교교육의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린 사건"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교육청에 요구했다.

이 단체는 "그 동안 학부모들 간에 일부 학교에서 내신성적 조작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과 이러한 성적조작이 학교내 부당 찬조금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어왔다."며 "이번 사건 경우 학교 측의 묵인하에 조직적으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또한 "감사결과가 단순한 답안지 정정이나 교사 개인의 실수정도로 축소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일반계 고교 학부모연합회도 이 날 성명을 통해 "내신조작 의혹은 학교 교육의 공신력을 실추시킬 뿐 아니라, 가난하고 공부 못하는 학생과 그 가정은 엄청난 상실감과 비애를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아울러 "학교와 학부모 간의 신뢰 확보를 위해서라도 학부모들이 성적관리 전반에 직·간접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학부모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칫 대구 교육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게 되면 수시모집이 코 앞에 다가온 마당에 다수 선의의 수험생·학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

익명의 한 학부모는 "가뜩 내신성적의 변별력에 회의적인 대학들의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물의를 일으킨 학교의 이름을 밝혀야 하지 않느냐."고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내신조작 의혹관련, 매일신문 보도 이후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네티즌들의 허탈감과 분노를 실은 글들이 쇄도해 답글이 수백건에 이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럴 바엔 차라리 강남 사교육 열풍이 더 정상적이다."며 고교의 허술한 내신 관리를 빗댔고, "이래서야 대학들이 어떻게 고교 내신을 믿을 수 있겠냐."고 개탄하는 글들도 많았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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