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12일 "이번에 당 대표 경선에서 떨어지면 정계를 은퇴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날 대표 당선 이후 매일신문과 가진 첫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번에 5선 정치 인생을 모두 걸었다. 늦게 출발해 위험부담이 많았다. 일종의 도박이었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강 대표는 또 대구·경북 출신인 박근혜 전 대표나 이명박 전 시장이 대권 후보가 되면 '한나라당=TK당'으로 비쳐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원내대표로 박 전 대표와 함께 투톱을 할 때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을 뿐 특혜를 받지 않았다."면서 "이, 박 두 사람 가운데 한명이 대권 후보가 된 이후 (정권창출을 위해) 더 좋은 조합이 있다면 언제든지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버리는 정치를 하겠다는 얘기다.
당의 리더이자 사실상 대구·경북 정치권의 좌장이 됨으로써 차차기 대권 후보 반열에 자연스레 오른 강 대표는 그러나 말을 아꼈다. 그는 "다음은 일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저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은 내년까지 대권 주자간의 각축전을 잘 관리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밑그림을 그리라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대리전' 논란에 반발하고 있는 이재오 최고위원에 대해 강 대표는 "투쟁력이 있고 정의감이 강한 분"이라며 "(박, 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된다는 말씀은 당 운영에서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시골 구의원 후보를 뽑아도 후유증이 있는데 제1야당 당수를 뽑았는데 후유증이 없겠느냐?"며 "오늘도 재충전하기 위해 쉬는 모양으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작은 정치를 하는 분이 아니기 때문에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강 대표는 또 상당수 대구·경북 의원들이 이재오 후보를 지원한 데 대해 "당선된 순간 지지자가 누군지 반대자가 누군지 다 잊어버렸다."면서 "당의 조화를 이루는 일만 생각했다."고 했다.
대표 수락연설에서 영·호남은 두 다리이고, 수도권이 심장부라 한 데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한쪽 다리(영남)가 성한 데 다른 다리(호남)가 성하지 않으면 바로 설 수없으니 호남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수도권에 한나라당의 눈높이를 맞추겠다 한 것은 수도권은 호남, 영남, 충청, 이북5도 등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으므로 대한민국 표준에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의미였다. 대수도론과 지방균형발전론은 둘 다 필요한 가치이다. 조만간 국회의원과 시·도지사 연석회의를 개최해 이 문제를 싸고 우리끼리 갈등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대표 첫 일정으로 수해를 입은 전남 여수와 경남 진주를 방문한 것에 대해 "수해가 나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당대회를 개최해 죄송해서 찾아 가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을 활성화시킬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예산 확보에서 정치력이 부족해 손해봤다는 얘기를 듣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시·도지사가 더욱 활발하게 움직일 수있도록 배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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