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장에선 박 전 대표의 행동 하나 하나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날 후보들의 연설시작 20분 전쯤 대회장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함께 있던 단상 옆의 고위 당직자석으로 가지 않고 일반 대의원들이 앉아있는 방청석에 앉았다.
특히 7번째로 등단한 이재오 후보가 연설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박 전 대표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의원들의 시선은 박 전 대표에게 집중됐고 방청석은 다소 산만해졌다. 투표를 위해 단상 쪽으로 오는 것이었지만 박 전 대표가 움직이자 이 후보 연설을 듣다 말고 악수를 청하는 대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또 카메라도 일시에 박 전 대표에게 몰리면서 관심의 초점이 이 후보가 아닌 박 전 대표가 된 듯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재섭 후보를 돕기 위한 박 전 대표의 계산된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강재섭 후보가 이재오 후보을 제치고 당 대표로 확정되는 순간, 2층 일반 관람석에서 숨죽이며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일제히 "강재섭"을 연호하며 열광의 도가니로 빠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춤까지 추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대의원 투표에서 예상외로 큰 표차를 거둔 것에 놀라워했다.
○…투표를 위해 현장을 찾은 김범일 대구시장은 강재섭 후보가 대표 당선이 확정된 후 "축하하며 국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고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역 출신이 당 대표로서 어려운 대구·경북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재섭 후보 측은 대구.경북 대의원들의 표심잡기에 전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강 후보에 대한 지역 대의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음을 파악한 강 후보 측은 이 때부터 본격적인 고향 표심잡기에 들어갔다. 매일 대구·경북 대의원을 상대로 자동응답(ARS)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체크하며 추이를 분석했다. 특히 경북 국회의원들이 상대적으로 강 후보에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을 만회하기 위해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당선시킨 선거캠프의 핵심 관계자를 영입해 바닥 표심잡기에 전력을 기울였다. 총 6번에 걸친 ARS 여론조사 결과 전당대회 이틀 전부터는 강 후보로 표 쏠림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강 후보 측은 밝혔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강 대표에게 패한 이재오 최고위원은 12일 새 지도부 구성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 불참,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내가 이런 지도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며칠 조용히 지내며 생각을 정리하고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대리전 냄새를 풍겨 박심을 자극하고 박 전 대표도 노골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주장, 당내 내홍 조짐이 감지됐다.
박상전·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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