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금융 부문 쟁점 일부 합의

입력 2006-07-12 10:22:3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금융 부문 쟁점들이 빠른 속도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신금융서비스와 국경간 거래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이견이 쌓여 갈길이 멀다.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는 " 이제 한국과 미국 양측이 탐색전을 끝내고 샅바싸움에 돌입한 수준"이라고 협상의 진도를 설명했다.

◇국경간 거래서 소매금융 제외

국경간 거래는 양국 국민이 인터넷을 통해 상대국 보험사의 보험상품 등에 가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 1차 협상에서 국경간 거래는 수출입 적하보험 등 국제무역과 직접 관련되거나 개별 소비자와 관계없는 금융부수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국경간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2차 협상에서도 국경간 거래에서 소매금융을 제외하고 전문가 간의 거래에 한정하자는 방향에 양측이 합의했다는 게 김종훈 수석대표의 설명이다.

전문가 간의 거래는 일반 개인 소비자가 아닌 사업자 등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현재도 국경 간 금융거래가 허용되는 외국 보험사업자의 생명보험, 수출입 적하보험, 항공보험, 여행계약자보험, 선박보험, 장기상해보험, 재보험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정부의 보호가 심한 손해사정, 보험계리 등 분야에서 개방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신금융서비스 건별로 양국 감독당국 허가

새로운 금융상품인 신금융 서비스와 관련, 양국은 법률 제개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내 현지법인과 지점 등을 통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양국 금융감독당국이 신금융 상품별로 허가제를 운용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

금융공학의 발달로 새로운 금융상품이 출현할 경우 무조건 문호를 개방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 보호 문제 등까지 고려해 허가 여부를 가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금융서비스가 개방될 경우 국내 금융산업의 대규모 충격과 시장 변화 등 그동안 제기돼온 우려의 수준이 어느 정도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원산지 문제 내일부터 협상

미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우회 수출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는 내일부터 시작된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해당 작업반 회의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며 "그러나 원산지 추정 방법은 다양해 앞으로 양국이 연구검토한 뒤 협상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결국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원산지 문제는 일본 등 제3국 메이커들이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를 조립, 생산하면서 부품 등 실질적인 원산지는 제3국인 경우에 대비해 풀어야 할 현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모든 부품의 원산지를 추적해 일정 비율 이상의 부품이 미국산인 자동차만 미국산으로 인정해주는 방법이 있고 공장도 가격을 기준으로 추정하는 방법도 있다.

아울러 약가제도, 개성공단 생산제품 원산지, 농산물 특별긴급관세 등 협정문 작성을 위한 주요 현안들도 아직 과제로 남아있으며 상품 등 양허안 교환은 2차 협상에서 교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농산물의 경우 아직도 상호 제도를 비교하는 학술적인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갈길이 멀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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