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기간 중 학원 선택 이렇게

입력 2006-07-11 07:17:54

방학이 목전에 다가왔다. 예전에 방학은 학생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서 평소 관심 있던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는 휴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방학 동안 학원에 나가 미리 진도를 나가야 개학 후 학교생활이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고3 학생들은 방학 기간에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든다. 그렇지만 여름 방학은 계절적 요인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공부를 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 과목은 스스로 정리하면서 부족한 한두 과목만 도움을 받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유행을 좇듯이 학원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은데, 주변의 평가와 관계없이 특정 학원이나 강사가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학원을 선택하기 전에 학생의 기질, 생활습관, 학습 성향 등을 먼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유의할 점

원칙적인 측면에서 보면 학원은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다. 없어도 되고 안 다녀도 된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들에게 있어서 학원은 엄연한 현실이다. 피할 수 없다면 도움이 되는 학원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와 안목을 가져야 한다. 특히 어린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학원 선택은 장래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된다. 잘못된 학원 선택은 창의력을 말살하거나 경직된 사고방식을 갖게 하거나 수동적인 생활 습관을 갖게 해 결국에는 지적인 홀로서기를 할 수 없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종합반

중학생을 상대로 하는 강좌 중에는 전 과목을 묶어 학교처럼 가르치는 종합반이 많다. 2008학년도부터 내신 반영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교 1, 2학년생을 상대로 내신 성적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주는 종합반 학원도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강좌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초 실력이 부족하고 스스로 시간 관리를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과목을 묶어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자신 있는 과목도 같이 신청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개개 과목의 수업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실속이 없고 깊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고득점을 목표로 한다면 취약한 과목을 하나씩 단계적으로 수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파르타식과 아테네식

스파르타식 지도 방법을 선호하는 학원은 수강생들의 학습과 생활을 철저히 관리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계획한 만큼 반드시 성취하게 하는, 다시 말해 완전학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부모의 양해 하에 체벌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학원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 많은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학습활동이 타율적이고 강압적이기 때문에 지적인 홀로서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습과 생활면에서 수동적인 습관을 갖게 할 위험이 있다. 또한 실질적인 생산성보다는 형식과 겉치레에 치중할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런 유형의 학원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하다가 곧 시들해지는 학생의 상당수가 이런 지도 방법 때문에 공부에 염증을 느끼게 된 경우이다.

아테네식 학원은 가능한 한 학생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도록 유도한다. 상위권 학생들이 이런 학원을 선호한다. 그러나 자칫하면 학원과 학생 모두가 나태함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 구체적인 학습 목표를 따라가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공부하는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는 학생에겐 별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므로 학생 자신과 학부모는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생활을 자율적으로 이끌어 가기란 힘이 든다. 그렇다고 매번 타율적인 강요로 무엇을 하게 할 수도 없다. 청소년기에는 타율적 강제와 자발성이 동시에 작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학원도 이 두 요소를 잘 조화시키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그룹지도와 개인지도

많은 학원들이 소수정예를 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맨투맨 식으로 철저하게 지도해 준다는 공부방 형태의 그룹지도가 사교육 시장에 넘쳐나고 있다. 강의 내용과 학생 관리는 다수를 상대로 하는 강의와 별 차이가 없으면서 수강료만 비싼 것이 문제이다. 상당수의 학원들이 강의의 질적인 차이는 없으면서 단순히 수지 타산을 맞추기 위해 그룹지도와 개인지도 반을 만들어 고가의 수강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학생과 학부모는 그 차이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학원 종사자들 스스로도 고가의 개인지도가 반드시 그만큼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정상적인 수강료를 받으면서도 알찬 강의를 하는 학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