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제살리기 김범일호의 과제] (하)사업 가능성은?

입력 2006-07-10 08:52:59

김범일 대구시장이 '대구 경제부흥'을 기치로 내놓은 각종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성'이다. 시민들의 관심은 각종 사업들이 현실성이 있고 적정한지, 사업 선정에 문제는 없는지 등에 쏠리고 있다. 또 이전 시장 재임기간 중 추진해온 각종 경제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대구경제살리기에 있어 그 중요성만큼 논란이 예상되는 과제는 바로 '스타기업 100개 육성' 사업이다. 김 시장의 핵심 사업 중 하나지만 아직 스타기업에 대한 기준 및 선정과 육성 및 지원 방법 등 이렇다할 방안이 세워져 있지 않다. 또 예산 규모 및 재원 조달 방안 등도 모호한 상태다.

특히 스타기업 육성 사업은 이미 역대 민선시장들이 시도한 사업으로 정책적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높다. 이전 시장들의 재임 중 스타기업 육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했지만 형식적으로 몇몇 업체를 선정하기만 했을뿐 대구의 성장동력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결국 실패했다. 그런데도 민선 4기에서 실패 사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철 계명대 교수는 "스타기업을 통한 성장동력 창출은 새로워 보이지만 사실 지금까지 전임 시장들이 추진했던 사업"이라며 "사업 실패의 원인은 이전 시장들의 능력 부족 탓이 아니라 실제 실현하기 어렵고 목표 설정이 잘못된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정책 방향을 잘못 설정, 구조적으로 실패한 것인데도 신임 시장은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인해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타성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 중심의 접근 방법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구 경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인력'. 클러스터는 기본적으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만큼 스타기업을 육성하든 우수기업을 유치하든 사람 중심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공장 이전 등 산업 중심에 매달려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 산업의 문제는 업체들이 공장 이전을 통한 생산활동만 할 뿐 기획이나 관리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재차 산업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 '산업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접근을 시도하는 다른 형태의 정책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구경제살리기 펀드 조성도 현실성과 장기성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펀드조성이 가능한 대상업체들의 경우 수익이 펀드 조성 및 참여의 대원칙인 만큼 누가 어떤 기대를 갖고 펀드에 참여할 것인가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자칫 목표만 높고 참여율은 낮아 펀드 규모가 예상에 못미치거나 아예 건설 관련 펀드에 자금이 몰려 개발 과잉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시장직 인수자문위원회도 "펀드 규모가 1조 5천억 원으로 너무 커 성공 가능성이 낮고 조성 방법도 명확하지 않아 설득력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다소 위험 부담을 안더라도 대구시가 과감히 펀드 참여 비율을 높여 펀드의 공익성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대구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봉무지방산업단지·대구테크노폴리스·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2단계 밀라노프로젝트·노후공단 재정비·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 확충 등 주요 현안사업에 대해서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조 2천5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봉무지방산업단지는 민간주도로 2008년까지 단지조성이 완료되며, 대구테크노폴리스(총사업비 1조 9천억 원)도 2009년까지 기반조성공사, 2010~2015년 연구소·기업 등 착공이 계획돼 있다. DGIST의 경우 2천900여억 원의 예산으로 올해 설계 발주와 함께 2008년 공사 착공, 2010년 완공 예정이다. 또 2008년까지 1천986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밀라노프로젝트의 경우 사업 전체를 총괄, 책임운영하는 기관이 없는 만큼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사업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3공단(33만 평), 서대구공단(73만 평) 등 기반시설 미비와 노후화로 공단기능 및 환경이 취약한 기존 노후공단 재정비 사업이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EXCO도 2010년까지 시설을 확충될 예정이다.

결국 김범일호의 대구경제 살리기 성공여부는 신규 사업과 현안을 얼마만큼 원만하게 마무리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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