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사랑 자매결연 활발'…어린이 농업학교 모내기 체험

입력 2006-07-08 09:09:48

지난달 하순 대구 동구 금강동 들판. 연밭 사이에 있는 제법 너른 논에서 한무리의 어린이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농협과 자매결연을 한 인근 초등학교 5, 6학년생들이 '농촌사랑 어린이 농업학교'에서 모내기 체험에 나선 것. 뙤약볕 아래 질퍽거리는 논에서 끙끙대며 모내기를 하자니 처음 한두 번은 신났지만 이내 힘든 표정이 역력하다.

"부지런히 하자. 힘내라."며 선생님과 농협 직원들이 마치 축구경기 응원하듯 목청을 돋운다. 비록 짧은 체험시간이지만 농민들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느껴보라는 배려(?). 어설프게나마 모내기를 마친 한 어린이가 온통 진흙투성이가 된 채 논 밖으로 걸어나오더니 다리에 이상한 게 붙어있다며 털어낸다.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라는 말에 기겁을 한다. 지난 주 이곳에서 학생들은 감자를 수확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직접 심고 거두는 체험농장이다보니 농약은 한 번도 친 적이 없다. 그런 밭에 논물을 대고 모내기를 했으니 거머리가 생길 법도 하다. 다행히 거머리는 많지 않았다. 예상 쌀 수확량은 6가마니. 학교마다 한 가마니꼴이다. 가을엔 이 쌀로 떡을 만들어 전교생이 나눠먹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행사는 작년부터 시작한 '농촌사랑 1사1촌(1社1村) 자매결연'의 일환. 회사뿐 아니라 학교 소비자단체, 사회·종교단체, 관공서 등도 자매결연을 한다. 농협 대구지역본부가 지난달까지 추진한 1사1촌 또는 1교1촌 실적은 지난해 340건, 올해 234건 등 무려 574건에 이른다. 올해는 320건 체결이 목표다. 작년에만 자매결연을 통해 1천300차례 도농 교류가 이뤄졌고, 농산물 직거래 금액만 13억여 원에 달했다. 농번기 일손돕기에 나선 도시민이 2천800여 명, 농촌 체험은 4천100여 명에 달했다.

올해도 우리 농민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농촌을 찾는 도시민의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대구 중구 남산4동 새마을협의회·새마을부녀회가 달성군 현풍면 자모리 영농회와 자매결연을 했다. 이번 결연을 계기로 마을 주작목인 참깨, 고추 등 농산물을 구입하고 직판장 개설, 농번기 일손돕기 등도 약속했다. 또 지난달 29일엔 북구 태전동 롯데아파트, 관음동 동화훼미리아파트와 동화타운, 읍내동 보성아파트 등 4개 단지 부녀회가 공동으로 안동시 길안면 만음1리와 자매결연했다. 아파트 부녀회는 선풍기를 결연품으로 선물하고, 마을에선 농산물로 보답했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는 경주시 현곡면 배 작목반과 자매결연했다. 최태경 상가연합회장은 "아직 화재 참사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가 회원들도 있지만 농촌이 살아야 우리 상인들도 편히 장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매결연을 하게 됐다."며 "농번기 일손돕기, 농산물 직판 등 적극적인 교류활동을 통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팜스테이 마을과의 자매결연도 활발하다. 올해 대구농협은 지역 초등학교와 팜스테이 마을과의 자매결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역 초등학교 197개 중 52개 학교를 대상으로 우선 추진한 뒤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32개 학교가 대구 및 경북 팜스테이 마을과 결연했다. 지난달 27일엔 동대구초교와 동구 미대동 구암팜스테이마을이 자매결연했다.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을 팜스테이마을에서 갖고,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직거래하기로 했다. 오상동 동대구초교 교장은 "자매결연을 계기로 어려운 농민을 돕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여름휴가 농촌에서 보내기 등을 통해 농촌사랑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1사1촌'은 농업의 역할이 단지 식량을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이른바 '외부효과'도 크다는 점을 도시민들이 깨달을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지난 2003년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했다. 이준학 농협 대구지역본부장은 "가령 벼농사만 보더라도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등 대기 정화에 기여하고, 빗물을 저장해 홍수를 예방하며 식량안보에도 기여하는 등 외부효과를 감안한다면 농업의 다원적 가치는 연간 28조 3천억 원으로 농업 총 생산액의 1.4배에 달한다."며 "도시민들이 농촌을 찾아가 농업의 소중함을 체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 운동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체 및 단체는 농협 대구지역본부 지도홍보팀(053-760-3170, 760-3178)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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