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효의 채타령 스윙타령] 모 노만과 단일면 스윙

입력 2006-07-07 09:41:36

모 노만(Moe Norman)이라는 캐나다 프로가 있었다. 하루는 그가 드라이버 시범을 보여줬는데 7시간 동안 무려 1천540개의 공을 쳤다. 모든 샷(shot)들이 적어도 225야드 이상 날아갔으며 30야드 폭의 페어웨이를 단 하나의 공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공이 얼마나 똑바로 날아가는지 무서울 정도예요. 마치 스윙 로봇이 공을 치는 것 같습니다. 조금도 휘질 않아요." 타이거 우즈(Tiger Woods)가 노만의 스윙을 본 후 ESPN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1969년에는 캐나나 토론토에서 샘 스니드(Sam Snead)와 노만이 시범경기를 한 적이 있다. 작은 계곡이 페어웨이 허리를 가로지르는 파 4 코스. 계곡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약 240야드 정도 떨어져 있었고 한 가운데에는 작은 다리가 놓여져 있었다. 계곡에 못 미치게 안전하게 티샷을 한 스니드는 노만에게 "당신 드라이버로는 계곡을 넘길 수가 없으니 조심하라" 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노만은 "바로 넘길 수가 없으니 저 다리를 겨냥할 겁니다" 라며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다. 그의 샷은 정확히 다리 앞에 떨어지더니 다리 위를 굴러 건너편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놀란 스니드가 한 번 더 해보라고 하자 노만은 두 번 더 공을 날려 보냈으며 두 개 다 다리를 굴러 넘어갔다. 그 날 이 후 스니드는 누가 최고의 골퍼인가 라는 질문에 어김없이 모 노만이라고 대답하곤 했다.

33개의 코스 레코드, 3번의 59타, 4번의 61타, 그리고 17번의 홀인원 등 엄청난 기록의 소유자인 모 노만. 비제이 싱(Vijay Singh)과 리 트레비노(Lee Trevino)도 주저 없이 그가 최고라 했다. 골프는 너무 쉬운 게임이라며 인터뷰 중 클럽을 내던져 아나운서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던 괴벽의 그가 2004년에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이제는 고인이 되었다. 하지만 컴퓨터같이 정확한 그의 샷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양팔을 뻗어 거의 샤프트와 일직선을 이루고 공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매우 독특한 어드레스 자세이지만 전문가들은 노만의 스윙이야말로 제대로 된 단일면 스윙이라고 한다. 어깨의 회전 평면이 거의 공을 가리키고 있어 몸을 쓰는 방향과 클럽을 다루는 방향이 완벽히 일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짐 하디의 단일면 스윙과는 좀 차이가 있지만 노만의 우스꽝스러운 어드레스에서 조금은 '과장된' 단일면 스윙의 기본 개념을 엿볼 수가 있다. 배창효(스윙분석 전문가)

※월드컵 대회 기간 중 기사가 넘쳐 한동안 쉬었던 '배창효의 채타령 스윙타령'을 이번 주부터 다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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