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자동차번호판 값이 950만원…"

입력 2006-07-06 06:14:48

지난달 24일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의 한 체육관.

이날 광저우시가 실시한 자동차 번호판 경매에서 AC6688은 무려 1만달러(약 950만원)에 팔렸다.

숫자 8이 세 개 들어간 APY888도 6천750만달러(약 65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중국의 연간 국민소득의 7배 이르는 금액으로, 중국 농부가 1년 동안 버는 수입의 약 20배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마이카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에서 중국인들이 자동차 번호판에 거액을 쏟아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특히 중국어로 '바'로 발음되는 8은 '파차이(發財·돈을 벌다)'의 '파(發)'와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8월 8일 오후 8시에 열릴 정도다.

항저우(杭州)에 사는 한 남성은 번호판 A88888을 14만달러(약 1억3천400만원)에 팔겠다는 인터넷 광고를 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 숫자 4는 죽음(死)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기피하는 숫자다. 중국에서는 교통 사고로 매년 10만명의 목숨을 잃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도시에서는 '행운의 번호판'을 얻기 위해 관리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네는 등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

숫자 8에 대한 중국인들의 집착은 전화번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중국의 한 지역 항공사는 8888-8888이라는 전화번호를 얻기 위해 30만달러를 지불하기도.

중국 민속예술 및 문학협회 자오수 회장은 "행운의 번호판에 집착하는 것은 전통 문화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연속된 숫자 8이 중국인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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