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저 수평선을 내게 다오."
전편에서 물이 콸콸 새는 돛단배를 타고 포트 로열에 입성한 잭 스패로우는 영화 말미에 자신의 배 블랙 펄을 되찾아 포트 로열을 떠난다. 그러나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 데비 존스는 잭이 자신에게 피로 진 빚이 있다면서 이를 갚거나 영혼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스패로우는 블랙 펄호의 선장이 되는 조건으로 100년간 데비 존스의 노예가 돼야 하지만 이를 회피해 그동안 도망다녔던 것. 유일한 해결책은 '망자의 함'과 열쇠를 찾아 저주를 푸는 것 뿐. 결국 스패로우는 '망자의 함'을 찾아 나서고 결혼을 앞둔 윌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 부부도 모험에 합류한다. 그러나 데비 존스는 거대한 문어 괴물 '크라켄'을 마음대로 부리며 이들의 앞길을 방해한다.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은 1편 '블랙펄의 저주'가 전세계적 흥행에 힘입어 만들어진 속편이다. 이어지는 것은 줄거리뿐만이 아니다. 전편을 만든 인물들이 고스란히 모였다. 할리우드의 흥행술사인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테드 엘리엇·테리 로시오 등이 의기투합했다. 여기에다 새 악당 두목 역에 빌 나이, 윌의 아버지 역에 스텔란 스카스가드, 원주민 주술사 역에 나오미 해리스를 새로 승선시켰다.
스크린은 거대한 유령선과 넘실대는 파도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괴기스러운 분위기는 전편을 훨씬 능가한다. 평상시엔 사람 모습을 하고 있다가 달빛이 비칠 때만 앙상한 해골을 드러내던 전편의 유령들과는 달리 속편에서 유령들은 시종일관 온몸이 썩어가는 가운데 바닷속 온갖 생물들을 섞어놓은 모습을 하고 있다. 낙지, 넙치를 닮은 악령 해적들은 징그러운 모습으로 주인공들을 위협하고, 거대한 배를 통째로 부술 만한 위력의 문어 괴물이 등장하면서 스펙터클은 절정에 달한다. 영화는 다양한 신화적 모티프와 역사적 사실들을 삽입해 흥미롭다.
용감하면서도 겁이 많고, 관대하다가도 이기적이며, 능글맞으면서도 귀여운 복합적인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요리하는 잭 스패로우 역 조니 뎁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143분. 12세 관람가. 6일 개봉.
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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