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0과 닮은꼴… 프랑스 우승할까?

입력 2006-07-04 09:39:08

독일-이탈리아, 포르투갈-프랑스의 4강 대결로 압축된 2006독일월드컵 축구대회는 '4강 구성'에서 2000년 네덜란드·벨기에 공동 개최로 열린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0)와 비슷하다. 또 남미 팀이 4강에 들지 못한 1982년 스페인월드컵과도 한 팀만 다를 뿐 4강의 면면은 같다.

유로2000 4강팀은 프랑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네덜란드였다. 네덜란드 대신 독일을 대입하면 이번 대회와 판박이다. 4강팀 중 프랑스가 유일하게 조 2위로 올라왔다는 점도 같다. 이번 대회 4강국 가운데 프랑스만 조별리그에서 부진해 가까스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프랑스와 포르투갈이 준결승에서 만난다는 것도 동일하다. 프랑스는 준결승에서 지네딘 지단의 골든골로 포르투갈을 2대 1로 꺾고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맞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막판 실뱅 윌토르의 동점골과 연장 다비드 트레제게의 골든골이 터져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양팀의 당시 주역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프랑스에는 지단과 윌토르, 트레제게, 파트리크 비에라가 남아있고 포르투갈에도 루이스 피구와 누누 고메스가 있다.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토티,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필리포 인차기도 유로2000 멤버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과 비교해보면 이탈리아가 우승한다는 시나리오도 떠올릴 수 있다. 스페인대회에는 이탈리아, 서독, 프랑스, 폴란드가 4강에 올랐다. 폴란드만 다를 뿐 나머지 팀은 같다. 브라질이 4강 문턱에서 탈락한 것도 공통점.

브라질은 당시 지쿠, 소크라테스, 팔카우로 이어지는 환상의 공격진을 보유해 이번 대회의 '매직 4중주'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아드리아누, 카카와 비슷했다. 그러나 2차 라운드에서 12개팀이 4개조로 나뉘어 4강을 가린 이 대회에서 브라질은 이탈리아에 2대 3으로 패해 짐을 쌌다.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오른 이탈리아는 준결승에서 폴란드를 2대 0, 결승에서 서독을 3대 1로 누르고 우승했다. 하지만 유사했던 과거 두 대회에서 우승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지금의 팀과는 다른 면도 많다. 유로2000 우승 당시 프랑스의 지단은 절정의 시기였지만 현재는 현역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과 투혼을 펼쳐보였지만 예전만은 못하다는 평가다.

1982년의 이탈리아에는 파올로 로시라는 신데렐라가 있었다. 현재 이탈리아에는 아직 골 폭풍을 몰아치는 특급 골잡이가 보이지 않는다. 과거의 사례는 어디까지나 지나간 일일 뿐이고 가정은 늘 가정일 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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