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할이 사랑, 1할이 노래 얘기였다. 노현정(31)과 노정현(31)으로 이뤄진 쌍둥이 트로트그룹 뚜띠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사랑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덕택.
3분 차로 태어난 자매는 11월2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합동 결혼식을 올린다. 또 데뷔곡 '짝짝짝'을 히트시킨 데 이어 '삼백원'이 케이블TV 채널인 inet TV '성인가요 차트 5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각종 성인가요 차트 상위권을 석권, 만면에 미소가 번질 만도 하다.
언니 노현정은 두 살 연하인 국제전시 이벤트업체 대표 홍지신 씨와, 동생 노정현은 세 살 연상인 사업가 이승호 씨와 각각 화촉을 밝힌다. 쌍둥이 자매가 '쌍춘년(음력으로 입춘이 두 번 들어 있는 해)'에 합동 결혼식을 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한국기록원에 기네스 등재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자매는 휴대폰에 저장된 신랑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천생연분 배필을 만났다"고 샘이 날 정도로 자랑한다.
"우린 각자 첫 만남에서 이 남자와 결혼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느낌이 있거든요. 6월17일이 생일이었는데 지방 스케줄을 마치고 오는 우리를 두 남자가 용인휴게소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사랑해도 될까요'를 부르며 반지와 장미꽃을 주더군요. 정식 프로포즈였어요."
자매가 각각 짝을 찾은 건 4년 전. "댄스듀오로 데뷔한 후 되는 일도, 가진 것도 없을 때였다"고 한다. 트로트그룹으로 전향해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두 남자친구는 '발마사지' 등 아낌없는 외조를 해줬다.
쌍뚱이로 인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언니 남자친구가 언니가 화장실 간 사이 제게 진지하게 사랑 고백을 했어요. 시치미 뚝 떼고 받아줬죠. 이젠 우리 둘을 너무 잘 구별하지만."(노정현), "우리가 교회 성가대인데 예배에 참석한 두 남자가 서로 다른 짝을 바라보며 사랑의 기도를 한 적도 있어요."(노현정)
5월 상견례도 세 집안이 같이 했다. 내년 1월 신혼여행도 몰디브와 유럽 등지로 함께 간다. 하지만 자매는 결혼 후 난생 처음 떨어져 살게 되는 서운함이 있다. 노현정은 경기도 분당 수지에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기로 했고, 노정현은 서울 서초동에 신접 살림을 차린다.
노현정은 "지금껏 우린 통장을 하나로 써서 니돈 내돈이 없었다"며 "혼수를 새로 장만해야 하는 동생에게 통장을 줬다. 새로 산 자동차도 동생에게 가져가라 했다. 내가 동생 혼수를 해준 기분"이라고 말했다. 노정현은 "언니가 내게 베푼 사랑과 희생을 모두 알고 있다. 고마울 따름이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시종일관 신랑 자랑엔 경쟁적으로 열을 올린다. 노현정이 "나이는 어리지만 사리분별 바르고 우리 중 가장 어른스럽다. 스페인어,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등 4개국어를 구사한다"고 칭찬하자, 노정현은 "UN 김정훈의 소개로 만났는데 만난 지 1주일 후 생일파티를 해주며 '결혼해달라'고 반지를 건네더라. 어려운 시절 1천원짜리 김밥을 먹으며 차에서 데이트했지만 그는 늘 한결같다"고 소개했다.
자매의 결혼식은 웨딩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개그맨 황승환이 맡는다. 축가는 트로트 가수 동료 장윤정이 뚜띠의 히트곡 '삼백원'을 부른다. '죽도록 당신만을 사랑합니다/돈이 없어도 집이 없어도/당신의 빈 지갑에 동전뿐이면/삼백원 커피도 맛있습니다'란 가사로 딱 이들의 사랑 얘기다.
자매는 인터뷰 도중 즉석에서 '삼백원'을 부르며 "이 노래는 순수해지고 착해지는 느낌이 든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이 노래를 되새기며 살겠다. 양가 부모님께도 효도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이렇듯 넘쳐나는 사랑을 자매는 대중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가을을 시작으로 1년에 2~3번 '삼백원의 사랑'이란 타이틀로 공연을 펼쳐 수익금을 불우아동과 무의탁 노인을 돕는 데 쓰기로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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