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돈 굴리자"…하반기 재테크 포인트

입력 2006-07-03 08:10:32

"돈을 짧게 굴리면서 변동성이 작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라."

주식시장의 급등락으로 상반기 재테크 성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금리·환율·경기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금자산 비중을 늘리고 때를 기다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오고 있다. 조정 장세에 들어선 주식시장은 언제 되살아날지 모르고, 부동산 시장도 서서히 위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테크 최대 변수는 금리?=올해 하반기 국내 금리의 추가 인상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금리인상이 국내 재테크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연방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게 될 경우 세계적인 금리인상을 촉발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위축현상이 발생해 안전자산 위주로 자금이 이전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금리인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면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세계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어려워지고, 국내 주식시장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 붕괴마저 염려된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에 대비해 돈을 짧게 굴리면서 자산가치 급등락이 작은 안전자산에 투자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주식시장, 하반기는 나아질까=기업실적이 2/4분기를 바닥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급락장세 속에서도 증가추세를 보인 주식형펀드 잔고, 연기금의 투자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하반기 주식시장은 상반기보다는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H자산운용 김성기 본부장은 "단기간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고, 중장기적인 경기관련 이슈도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이를 상쇄하는 동시에 하반기 상승의 촉매가 될 수 있는 것이 기업실적"이라고 말했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거시변수, 펀더멘털과 함께 수급도 상반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1,200선까지 밀렸는데도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증가한 것은 개인들이 보는 시장이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것. 또 자사주 매입 등을 틈타 엄청난 물량을 쏟아낸 외국인들도 팔만큼 판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는 수급 상황이 호전되고 조만간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IT부문이 하반기 장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와 관련해 분명한 실적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는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오히려 조선, 여행, 항공, 통신, 교육 등과 업종 1등주 등이 하반기에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와 금융도 유망분야로 꼽았다.

◆개인투자자 재테크 전략은=비관적이건 낙관적이건 모두 불확실한 조건을 전제로 한 만큼 개인투자자로서는 이래저래 투자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금리변동 등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을 때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머니마켓펀드(MMF)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에 자금을 예치해 두는 것이 속편하다.

안정적인 고금리 수익확보를 목적으로 한다면 연 5%대의 특판예금이 여전히 유효하다.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으로 은행권이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할 경우 고금리 특판예금 경쟁이 조만간 사그러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주나 배당주 펀드를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매월 일정액을 투자하는 적립식펀드는 투자시기를 가릴 필요가 없지만, 1년 내외의 기간에 단기 목돈을 마련하려고 거치식으로 투자할 고객은 투자시기를 늦추는 것도 요령. 3분기 중반쯤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완전히 확인될 때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해외펀드에서도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브릭스(BRICs) 등 이머징마켓 펀드들이 하반기 추천종목에서 제외됐다. 반면 전세계 주식시장에 분산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자산분배형' 펀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금융전문가들은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연계증권(ELS) 수익률과 연동되는 기초자산의 주가도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에 하반기에 ELS에 투자할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은 상반기보다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ELS가 6개월마다 조기상환기회를 부여하지만, 2~3년간 자금이 묶일 수 있는 위험은 그대로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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