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사에 가면 세가지 다른 기운을 느낀다.
하나는 극락전과 태조선원 그리고 아도화상의 좌선대 등에서 느끼는 고풍미이다. 해방 전 성철스님의 하안거를 비롯해서 고승대덕들로 붐볐던 태조선원, 도리사에 화재가 났을 때도 온전하게 보존됐던 목조아미타여래불과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문화재자료 318호), 국내에서 희귀하게 볼 수 있는 인도풍 3층 석탑(보물 제470호), 그리고 아도화상이 수련하던 좌선대와 아도화상비는 불법(佛法)을 지키려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또 하나는 미망을 헤매는 중생들에게 법음을 전했던 아도화상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현대적인 당우와 조형물을 보면서 나에게로 향하는 질문이 떠오른다. 지난 76년 금장사리함과 함께 발견, 구름떼처럼 많은 신도들을 불러들인 부처님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들어서면, 과연 이 시대에 내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스스로 묻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80%를 넘어섰지만 사회상은 걱정스럽다."는 법등스님은 아는대로 실천하면서 사는 불자가 늘어나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수선당과 설선당, 아도화상동상, 그리고 3천200관짜리 아도화상법음종, 해인도, 화엄탑사 등을 조성했다.
마지막 하나는 도량의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는 느낌이다. 도리사의 입구에는 오가는 나그네들이, 낙동강을 내려다보며 편하게 차를 즐길 수 있는 다실이 마련돼있다. 책도 보고, 한잔 차도 마실 수 있는 다실이 있지만 한국사람은 멀뚱멀뚱 쳐다보고 지나가고, 외국인들은 발을 벗고 올라가 얘기도 나누고, 태조산 정기를 품는 여유를 즐긴다.
최미화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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