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캐치 미 이프 유 캔' 영화와 비슷하게 항공기 승무원 제복을 입고 조종사를 사칭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통영경찰서는 30일 국내 유명 항공사 기장을 사칭해 부녀자로 부터 돈을 뜯은 혐의(상습 사기)로 김모(42.주거 부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항공사 기장 모자와 제복을 착용, '007 가방'을 들고다니는 등 조종사 행세를 하면서 지난 3월 중순 심모(41.여)씨에게 접근해 알고 지내던 중 "비행을 마치고 급히 오느라 현금이 없고 달러만 갖고 있다"며 50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최근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2천700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5월5일 어린이날 공군 에어쇼 조종사가 추락사고로 숨지자 다음날인 6일 "공군사관학교 후배가 숨졌다"면서 조의금 명목으로 심씨에게 200만원을 요구하고 "세관이 압수한 밀수품이 있는데 항공사 승무원은 우선권이 있어 싸게 살 수 있다"면서 1천만원을 받는 등 기상천외한 속임수로 심씨를 속여 2천700여만원을 가로챘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1월 말 "항공사 기장인데 비행을 마치고 사무실에 와 보니 전화번호 메모를 남겨 놓아 전화를 했다"고 통화한 뒤 메시지를 계속 남기는 방법으로 심씨에게 처음 접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김씨는 심씨와 통화하는 도중 '잠깐 기다리라'고 해 놓고선 자신의 입으로 영어 등 외국말로 기내 안내 방송과 항공기 뜨는 소리 등을 흉내내 들려 줘 치밀하게 심씨를 속였던 것으로 드러나 사기 수법이 드라마틱하고 소설을 연상케 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자신이 기거하던 모텔로도 심씨를 데려가 방 안에 영어 등으로 쓴 항공 서적들과 조종사 제복 등을 보여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사기행각은 김씨와 한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던 심씨의 여동생이 김씨가 대화도중에 지나치게 항공 관련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등 항공사 기장인 점을 유별나게 강조하는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국내 항공사 조종사 제복을 입수한 경위와 실제로 항공관련 업무 등에 조사했는지 조사중이나 입을 열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디카프리오가 10대 사기범으로 출연해 조종사로 위장, 모든 항공 노선에 무임승차는 물론 회사 수표를 위조해 전국 은행에서 140만 달러를 가로채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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