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최계월씨 모자가 30일 오전 9시부터금강산호텔 2층 한 켠에 마련된 별도의 방에서 작별상봉 행사를 가졌다.
아들 영남씨가 선물한 휠체어를 탄 최씨는 상봉장에 들어서자마자 손수건으로 두 눈을 닦으며 오열했다.
최씨를 안아주며 "엄마 울지마"라고 말하는 김씨의 목소리도 울먹임으로 떨렸다.
두 모자는 한참 동안 부둥켜 안고 서로 다독였다.
영남씨는 최씨가 눈물을 그치지 않자 "왜 그래. 됐어..됐다..알아..안다"며 어머니를 진정시켰다. 옆에 있던 며느리 박춘화씨도 "진정하세요. 또 오시면 되지"라고 했고 영남씨는 계속해 "일없어(괜찮아), 일없어"라고 말했다.
최씨가 "아휴, 우리 아들"이라며 눈물을 그치지 않자 영남씨는 "어머니가 너무 감격해 그래. 울지마. 일없어"라고 거듭 다독였다.
이어 누나 영자씨에게 "금강산에 왔는데 온천이라도 한 번 했느냐. 엄마 잘 잤느냐"고 물었다. 영자씨가 "새벽 4시에 일어났다"고 답하자 영남씨는 "노인네라서 일찍 일어났구먼"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최씨가 "너(영남씨) 그런 다음부터"라고 말끝을 흐리자 영남씨는 어머니를 끌어안았다.
영남-영자씨 남매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최씨는 손자 철봉군을 안아 뽀뽀한 뒤 "학교 잘 다니고 아빠 엄마 말 잘 듣고, 훌륭하게 커서 또 만나"라고 당부했다.
영자씨는 영남씨에게 "너 봐서 너무 편하게 간다. 또 만날 날 있겠지"라며 다음만남을 기약했다. 이어 "와서 볼 수 있게끔 해주세요. 여러분들이 도와주세요"라며 주위에 있던 남북 당국자들에게 호소했다.
은경 양은 할머니에게 "아침에 식사는 잘 하셨어요"라고 안부를 물었다.
어머니 최씨가 다소 진정되자 영남씨는 가지고 온 사진앨범을 꺼내 보였다. 앨범에는 전날 어머니 최씨의 팔순잔치 사진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앨범을 보던 영자씨가 "잘 찍었어"라고 말하자 영남씨는 "우리 측 관계자들이 특별히 나를 위해서 준비했어"라고 자랑했다. 옆에 있던 최씨는 아들 영남씨의 등을두드리며 대견해 했다.
영자씨가 "아픔이 있는 만큼.."이라며 말끝을 흐리자 영남씨는 "한 번이 아니라또 봐야지.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전날 영남씨는 남측 가족들을 8월 평양 아리랑 공연에 초대했다. 영남씨 모자는 팔순잔치 앨범을 하나 하나 넘겨 보며 침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영남씨는 누나 영자씨의 사진을 가리키며 "누나 몸 좋다. 중년 부인치고 이만하면"이라고 장난스레 말하자 영자씨는 "찍는 사람이 잘 찍은 것 같다. 나는 좀 만든 사진 같다"고 응수했다.
영남씨가 또 "내 기억 속에 엄마가 상당히 젊었던 것 같은데"라고 하자 영자씨는 동생 이마의 주름을 가리키며 "너가 이렇게 됐는데"라고 28년의 세월이 흘렀음을일깨워줬다.
영남씨는 영자씨에게 "누나 좀 있으면 시어머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은경양도 앨범을 보며 "고모 막 웃으라 했는데, 안 웃고"라며 영자씨에게 핀잔을 줬다.
영남씨는 "형님, 누나들한테 이 앨범 잘 보여주고"라고 당부했다. 최씨는 "둘째성(형)이 찾으러 댕긴다고.."라며 28년 전 기억을 더듬자 영남씨는 "됐다, 됐어"라고 만류했다. 영남씨는 이어 취재진에게 "이제 많이 찍으시지 않았냐"며 가족끼리 시간을 갖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작별상봉 행사 중 영남씨 가족상봉은 첫 10분만 공개됐다.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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