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발전 큰 그림 그리며 여생을…"
이달 30일 퇴임하는 대구한의대 총장 황병태(71).
2002년 6월까지만 해도 '정치인 황병태'였다. 한국외국어대 총장, 2선 국회의원, 주중 한국대사를 역임한 그가 같은 해 7월 대구한의대 총장에 부임했을때만 해도 주변에서는 정치재개를 위한 일시적 행보로 바라 보았다.
하지만 황 총장에게는 오랫동안 준비된 '낙향'이었다. 고향을 위해 뭔가 해야한다는 일조의 '의무감'이었다.
"45년 만의 귀향이었지. 정치는 1년 동안 쉬면서 진작 접었어. 불과 4년 전이지만 이 학교에 왔을때만 해도 학생 500명을 충원하지 못할 정도로 퇴출직전이었어."
황 총장에게 변화의 대상이었던 대구한의대 구성원들은 그가 오지 않았다면 대구한의대가 존립조차 힘들었을 것으로 평가한다.
그는 투명한 경영, 믿음과 합의를 대학 운영 방침으로 삼고 부임하자 마자 큰 구상에 들어갔다. 대구경북 한방산업 육성 프로젝트였다. 대구·경북이 강점을 갖고 있고 대구한의대만이 역할 할 수 있는 분야로 타깃을 잡았다.
한방산업 육성방안을 대선후보들의 주요 공약으로 채택케 했고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구체화시켜나갔다.
"당초 그림보다는 축소됐지만 한방산업 발전을 위한 기틀은 다져놨지. 이를 바탕으로 대구한의대 특성화와 구조조정도 착수했지."
황 총장은 32개 학과 가운데 28개 학과를 구조조정 시켰다.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구성원들을 설득해 큰 충돌없이 구조조정을 마무리 해냈다. 이같은 구조조정 성공사례는 교육인적자원부가 황 총장을 전국 대학 기획처장회의에 초청, 구조조정 모범사례로 발표케할 정도였다.
과학기술부 지역협력연구센터(RRC) 선정, 교육부 특성화 우수대학, 한방임상시험센터(CTC) 설치, 안동· 문경시 등 7개 시군과의 한방지역전략산업화 프로젝트도 황 총장의 업적이다.
한방산업 국제화에도 기여했다. 일본 도야마의과약과학대, 중국 북경중의약대 등 일본과 중국의 주요 대학과 한의학(동방의학) 공동발전 연구틀을 마련하고 용어도 통일시켰다.
학생들을 위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등록금을 인상하고 수십억원을 들여 '아름다운 캠퍼스 만들기'에 공을 들였다.
황 총장은 대구한의대가 확실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한방산업 중심대학으로 더 특성화하고 국제중심 대학으로 성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황 총장은 명예총장으로 대구한의대와의 인연을 이어 가고 대구·경북 경제통합과 지역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면서 남은 여생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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