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한 회당 2천만 원'
더 이상 출연 배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드라마 작가들이 속속 '회당 2천만 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드라마 작가들은 그동안 출연 배우나 연출자에 비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점차 극본 자체의 힘으로 시청률 상승에 기여한 몫을 인정받는 추세다.
◇ 김수현·임성한 작가 회당 2천만 원 넘겨
김수현 작가는 최근 SBS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을 리메이크하면서 회당(70분) 2천500만 원 안팎의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이 뭐길래'와 '목욕탕집 남자들', '청춘의 덫', '부모님 전상서' 등 숱한 히트작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 드라마 작가에 올라선 김수현 작가는 여느 스타 배우 못잖게 명성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30%가 넘는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종영을 앞둔 SBS '하늘이시여'의 임성한 작가 역시 이 드라마로 회당 2천만 원대를 돌파했다.
임성한 작가는 회당(60분) 1천만 원을 받다가 시청률이 오르면서 40회부터는 회당 2천만 원이 조금 넘는 원고료를 받기로 해 거듭된 연장으로 85회까지 늘어난 '하늘이시여'가 끝나면 13억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게 된다.
'올인'과 '허준', '상도'에 이어 MBC '주몽'으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최완규 작가의 경우 MBC와 이전에 계약한 드라마 횟수를 '주몽'으로 소화하고 있어 이에 못 미치는 대우를 받고 있지만, 일부 미니시리즈의 경우에도 연속 히트작을 낸 작가를 중심으로 회당 1천만 원 이상을 받는 경우가 심심찮아 드라마 작가의 이름값이 점점 치솟는 추세다.
연속 히트작을 낸 작가 중심으로 원고료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면서 한두 편의 히트작을 낸 뒤 시청률이나 작품성으로 충분히 검증받지 못한 상태로 스타급 작가 대우를 받거나 차기작부터 지나치게 높은 원고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한두 작품으로 인기를 모은 뒤 곧바로 회당 1천600만원을 받았던 A작가나 차기작 원고료로 1천800만원을 요구했던 B작가의 경우는 시장의 원고료 수준을 훌쩍 올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작가 기여 인정" vs "제작비 부담"
일부 작가들의 '스타급' 대우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출연자나 PD의 명성에 가려져 있던 드라마 작가들의 기여도를 재평가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주요 척도인 극본의 완성도에 무게를 둠으로써 질 좋은 드라마를 생산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류 열풍에 기대 드라마를 사전 기획할 경우 외주제작사에서는 인지도나 전작의 시청률을 감안해 작가를 영입하려고 하기 때문에 작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작가 원고료가 오르는 것은 기본적으로 배우의 출연료가 오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예전에는 작가가 돈을 받고 글만 써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작가가 없으면 드라마 기획이 안 되고 배우들도 누구 작품인지를 보고 출연을 결정하기 때문에 작가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스타급 작가들의 원고료가 치솟으면서 드라마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드라마 한 편당 제작비가 8천만~1억 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원고료와 출연료가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도 있기 때문.
김영섭 SBS 드라마국 책임프로듀서는 "제작비가 정해져 있고 배우들의 출연료가 갈수록 올라가는 상황에서 작가 원고료까지 높아지면 제작 자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 방송 관계자도 "좋은 극본에 그만한 대우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작비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출연료에 원고료까지 지급하고 나면 PPL(간접광고)이 늘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될 수 있다"며 "출연료와 원고료 등의 제작비 비중이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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