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잘 싸웠다'…한국,스위스에 0대2 분패

입력 2006-06-24 10:42:19

끝내 골이 터지지 않았다. 토고, 프랑스전에서와 같은 동점과 역전골이 필요했으나 승리의 여신은 한국 편이 아니었다.

결정적 순간 심판의 판정도 석연찮았다.

하노버 월드컵경기장, 대구월드컵경기장·두류공원 등 한반도 전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의 함성이 끊임없이 울려퍼졌지만 안타까운 탄성만이 남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이천수 등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머리를 묻거나 쓰러졌다.

본부석 왼쪽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들은 눈물을 흘리며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만든 한국 축구는 독일 하노버에서 안타깝게도 좌절을 맛봤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투혼을 앞세운 한국 축구의 힘을 과시하며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다가설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4일 오전 4시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위스에 0대 2로 무너졌다.

한국은 마지막 경기가 된 '알프스 전사' 스위스와의 운명을 건 결전에서 전반 23분 필리페 센데로스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고 후반 32분 알렉산더 프라이에게 석연찮은 추가골을 내줬다. 주심을 맡은 아르헨티나의 오라시오 엘리손도 심판은 후반 프라이의 추가골 상황에서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골을 인정했다.

G조의 프랑스는 같은 시간 쾰른에서 펼쳐진 최종전에서 토고를 2대 0으로 잠재웠다.

이로써 1승1무1패(승점 4)가 된 한국은 2승1무(승점 7)를 기록한 스위스, 1승2무(승점 5)가 된 프랑스에 밀려 예선 탈락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승부를 걸었다. 박주영-조재진-박지성을 스리톱으로, 이천수를 섀도 공격수로 놓는 4-3-3(사실상 4-2-4) 포메이션으로 초반부터 파상 공세를 펴는 전략을 썼다.

경기 초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으나 한국은 전반 중반 안타까운 선제골을 허용했다. 월드컵 무대에 처음 선 박주영의 경험 부족이 화근이 됐다.

미드필드 우중간에서 박주영이 얼떨결에 바르네타를 손으로 잡아끌다 경고를 받으면서 프리킥을 내줬고 공격에 가담한 장신(190㎝) 수비수 센데로스가 야킨의 프리킥을 헤딩슛으로 연결,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전반 막판부터 매섭게 반격했지만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고 후반 프랑스가 2대 0으로 앞서가고 있음을 안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수 이영표 대신 안정환을, 박주영 대신 설기현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그러나 후반 32분 프라이의 추가골이 나왔다. 스위스의 사비에 마르제라즈가 미드필드 중앙에서 패스를 찔러줄 때 부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지만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프라이는 골키퍼 이운재를 제치고 골문 안으로 볼을 차 넣었다.

하노버(독일)에서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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