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1시(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23일 오후 6시) 독일 하노버 시가지는 조용하면서도 활기차 보였다. 도심 카페에는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많은 인파들이 거리를 걸어다녔다.
이날 오후 9시 한국과 스위스의 월드컵 G조 최종전이 열리는 이 도시에선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러나 하노버 거리에는 프랑크푸르트 거리와 라이프치히 거리에서만큼 붉은 악마 응원단의 수가 많진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과 토고,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가 열린 프랑크푸르트와 라이프치히만큼 열기가 뜨겁진 않았다. 직장인이면서 휴가를 얻어 독일에 온 한국인들이 월드컵대회 기간이 길어지면서 귀국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까, 80~90%는 스위스 응원단이고 10~20% 정도가 한국 응원단이었다. 하노버 중앙역 건너편 도로에 설치된 '팬 페스트'도 스위스 응원단이 '점령', 노래를 부르며 구호를 외치는 등 기를 내뿜고 있었다.
경기 시간이 다가오자 뜨거워진 하노버경기장은 붉은 물결로 넘쳐났다. 경기장 정면에서 좌측 측면지역에 붉은 악마 응원단이 자리 잡았고 80% 정도는 역시 붉은 색의 스위스 응원단이 자리 잡아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경기 시작 50여 분 전 "올~레, 올~레"하며 스위스 응원단이 기세를 올리자 붉은 악마 응원단이 "대~한민국"하며 거센 응원으로 맞대응하기도 했다. 많은 독일인들이 태극기와 "대~한민국" 구호를 따라 부르며 한국의 응원에 가세했다. 스위스 응원단은 내민 손을 떨며 높낮이가 일정하게 "오~~~~"하는 함성을 끊이지 않았는데 다소 음산하게 들릴 정도였다.
귀청을 찢을 듯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 속에 긴장되는 경기가 시작됐다. 한국의 공격은 날카로웠고 스위스의 공격도 예리했다. 그러나 전반 23분 하칸 야킨의 프리킥을 필리프 센데로스가 헤딩으로 넣어 스위스가 선제골을 올렸다. 센데로스와 최진철은 헤딩 과정에서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렸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반전이 긴박감 속에 흘러갔다. 이 경기와 동시에 열리는 프랑스와 토고의 경기는 프랑스가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득점 없이 비겼고 이 내용이 하노버 경기장에 알려지는 순간 한국 응원단은 환호성을 울렸다.
한국은 후반 들어 골을 만회하기 위해 기세등등하게 공격을 펼쳤다. 날카롭고 용맹한 공격이었다. 스위스는 이따금 역습에 나설 뿐 수비에 급급했다. 이 사이 프랑스가 토고에 잇따라 골을 넣어 2대 0으로 앞서갔다. 한국은 공격을 계속했으나 후반 종반 스위스의 알렉산데르가 명백한 오프 사이드를 저질렀고 아르헨티나 주심은 프라이의 제2 동작때 나온 골을 인정해버렸다. 한국은 역전의 기회를 심판으로부터 도둑맞고 말았다.
붉은 악마 응원단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응원했고 한국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 플레이했으나 심판의 오심으로 힘을 잃은 한국은 골을 터뜨리지 못했고 16강 길목에서 좌절했다.
하노버(독일)에서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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