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응원>대구 붉은물결 '넘실'

입력 2006-06-23 22:59:04

독일월드컵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스위스전을 5시간 가량 앞둔 23일 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붉은 티셔츠 차림의 '12번째 태극전사들'이 속속 야외응원장으로 몰려들면서 도심은 서서히 붉은 물결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이번 경기는 지난 1-2차전 때와 달리 이른바 '놀토'여서 경기가 끝난 직후 출근.등교를 하지 않아도 되는 직장인.학생들이 많이 참여할 것으로 보여 응원전 참가 인원은 이전 경기 때보다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월드컵경기장과 두류야구장에 각각 5만여명, 포항 종합운동장과 구미시민운동장에 각각 1만5천여명이 모이는 것을 비롯해 대구.경북지역 18개소에서 모두 15만여명이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거리를 붉게 물들일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전이 열린 지난 18일 5만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던 두류야구장에는 일몰 을 전후로 시민들이 삼삼오오 몰리기 시작해 경기시작 6시간여를 앞둔 이날 오후 10시 현재 8천여명이 힘찬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마치 유니폼처럼 붉은 색 티셔츠로 차려입은 시민들은 월드컵 관련 영상물과 전자현악 공연 등을 지켜보며 결전의 순간을 애타게 기다렸고 일부는 16강 진출을 예감이라도 한 듯 벌써부터 폭죽을 터뜨려 밤하늘을 수놓기도 했다.

오후 9시께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된 대구월드컵경기장에는 1시간만에 3천여명이 입장, 태극전사들이 알프스를 넘어 16강에 무사히 안착하기만을 고대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태극전사들이 펼치는 각본없는 드라마를 한 장면이라도 놓칠세라 경기장 내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잘 볼 수 있는 자리를 잡기 위해 경기장이 개방되기 훨씬 이전부터 장사진을 치기도 했다.

퇴근 후 곧바로 직장동료들과 함께 붉은티셔츠로 갈아입고 응원전에 나선 김선기(38)씨는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12번째 태극전사들의 열정이 장마전선까지 물러나게 만들었다"면서 선전을 기원했다.

대구 도심에 위치한 국채보상기념공원에는 일찌감치 좋은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 몰린 열성팬들과 노점상인들이 뒤엉키면서 야시장을 방불케 했다.

태극전사 박주영의 모교인 대구 청구고와 박주영의 본가가 있는 대구시 동구 검사동 주민들은 그의 출전과 선전을 기원하면서 별도의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진규의 고향인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서도 아버지 정길(56)씨, 어머니 정금자(53) 씨 등 가족과 이웃 100여명이 모여 붉은 함성을 토해낼 예정이다.

김 선수의 부모는 토고.프랑스전과 마찬가지로 개인주택의 마루에 TV를 설치하고, 이웃들에게 과일과 음료수 등을 제공했다.

또 김 선수의 모교인 영덕 강구중과 박 선수의 모교인 대구 청구고는 각각 학교에서 선배의 출전과 선전을 기원하는 별도의 응원전을 준비하고 승리의 순간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우리국토의 동쪽 끝 독도에서도 필수경비 인력을 제외한 경비대원 30여명이 내무반에 설치된 TV앞에서 '오~필승 코리아'와 '대~한민국'을 외치며 우리팀의 승리를 기원할 계획이다.

경비대원 민경환 일경은 "스위스는 객관적인 전력이 G조 최강팀이어서 다소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태극전사들이 2002년 월드컵과 같은 신화를 재현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구시내 대규모 찜질방이나 주점 등도 여러 사람이 함께 볼 수 있는 대형 화면을 마련하고 고객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칠 준비를 끝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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