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소리-대통령 전용기 도입 논란

입력 2006-06-23 07:57:28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12일 2010년 안으로 대통령 전용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기 대통령부터 이용하게 될 이 전용기를 도입하는 데는 약 1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에서는 현재 대통령 수행기로 사용하고 있는 공군 1호기인 보잉 737기의 경우 탑승인원이 30~40명에 불과해, 많은 수행인원이 필요한 경우 양 항공사에서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안전이나 의전을 고려하면 대형 대통령 전용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인 한나라당은 1천억 원이나 드는 전용기 도입사업을 이해할 수 없다며, 차기 대통령이 탈 전용기 사업은 차기 정부에 맡기고 경제살리기에나 주력하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필요하다면 도입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쓸데없는 낭비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른바 선진국인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비교적 경제규모가 큰 국가들은 전용기를 운용하고 있지만, 유럽의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같이 국가 수반의 전용기가 없는 나라들도 있다.

◇ 5·31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민심을 헤아리고 서민경제에 '올인'하겠다는 사람들이 대통령이 1년에 한 번 탈까 말까한 전용기를 1천억 원이나 들여 구입하겠다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다. 전용기 구입 계획을 즉각 취소하고, 그 예산이 있으면 5만 원 전기세를 못내 촛불을 켜고 사는 수많은 빈곤층에 따뜻한 눈길을 돌려라. 대통령 전용기가 지금 당장 꼭 필요한 게 아니다. 전용기가 없어도 지금까지 잘만 살아왔다. 다음에 사도 된다. (미야뷔님)

◇ 국민들은 굶어 죽든지 말든지 모양새만 선진국 흉내낸다고 선진국 반열에 올라가는가. 툭하면 선진국에서는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왜 선진국처럼 경제안정이나 발전적인 정치는 못하는가.

현재 우리나라 사람 아무나 잡고 물어봐도 서민경제가 얼어붙다 못해서 황폐해져 가고 있다는 현실을 정부 관계자들만 모르는 것인지. 국민들의 민생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 편리만 생각하는 권력자들 정말 싫다. (하늬바람님)

◇ 일본이 예전에 총리전용 747기를 구입할 때도 논란이 많았지만, 결국 구매를 했다. 우리가 못먹고 못살 때는 자가용은 꿈도 못 꾸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우리 경제규모가 이만큼 커졌으면 대통령 전용기 1대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사야 할 것이면 사는 게 낫다. 특히 대통령 전용기는 우리처럼 외교관계가 복잡한 나라일수록 더욱 절실하다. 전용기가 있으면 국가 기밀유지나 안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국익에 보탬이 된다는 얘기다. (입하님)

◇ 대통령 보고 베트남이나 중국 필리핀 항공기 짐칸 같은데서 외교하라고 할 수는 없다. 국내항공기 대여해도 어차피 들 돈은 든다.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다. 대통령이 없어 보이면 국가 이미지도 추락하는 게 당연지사가 아닌가. 그렇게 되면 한국산 제품 브랜드도 가치가 없어져 우리 물건이 팔리질 않을 것이다. 대통령기 타고 오는 나라 대통령이랑, 일반 항공기 대여해서 온 나라 대통령이랑 보는 인식부터 달라지는 건 당연한 것이다. (ㅋㅋㅋㅋ님)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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