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된 가운데 몇 가지 흥미로운 특징들이 포착됐다.
돈과 권한이 있는 상임위원장에는 의원들이 몰렸지만 당 원내대표격인 간사 자리에는 선뜻 지원하지 않았다.
◆상임위원장에 몰리는 이유는?=한나라당 권오을 의원과 임인배 의원은 일부에서 예상했던 당직 출마를 포기하고 상임위원장을 차지했다. 이한구 의원은 재선이라서 안될 것이라는 주변의 여론 속에서도 3선 의원에 맞서 당내 경선까지 불사하며 상임위원장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왜일까? 국회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 노리는 이유는 "돈과 권력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적잖다.
상임위원장이 되면 의원 세비와는 별도로 연간 1억 원 가까이 더 받는다. 위원장 직책급 117만 원과 직급 활동보조비 165만 원, 활동비 450만 원을 다달이 받는다. 차량유지비도 월 35만8천 원에서 100만 원으로 올라간다. 그뿐 아니라 위원장 전용 15평짜리 사무실이 추가된다.
피감기관에 대한 '입김'은 어느 의원보다도 강하게 작용하고,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예전엔 '위원장 몫'이라는 게 있다고 얘기될 정도로 공기업, 국회 내 인사에도 관여할 수 있었다.
상임위원장이란 자리가 주는 무게감 때문에 의원들의 경력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간사는 한직!=상임위 대표격인 위원장에 의원들이 몰린 반면 원내대표격인 간사 자리는 의원들의 기피 대상이다.
간사는 회의진행 방향을 결정하고 피감기관 선정, 의안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있는 자리다. 하지만 만나기만 하면 다투는 여야 대치 상황에서 간사자리의 인기는 급속히 하락했다.
권한은 없고 위원들 보조만 맞추는 자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의 경우 통과를 저지했던 법안이 수적 열세에 밀려 결국 처리되면 기를 썼던 그 동안의 노력은 간데없이 비난의 화살만 맞기 십상이다.
최근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에 선임된 주성영 의원은 "골치 아프다."고 토로했다. "지난 2년간 싸우는 모습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 완장까지 찼으니 더 해야 할 것 아니냐?"며 간사에 오른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재정경제위원회 간사 물망에 올랐던 윤건영 의원도 "뭐 그런 것을…"하며 손사래를 쳤다.
경력 관리용으로 잠깐 간사를 맡는 것은 괜찮지만 2년 임기 내내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복수 상임위 '힘들어요'=지역 의원으로 복수 상임위(상설특별위원회 포함)를 맡은 의원은 이인기 이한구 주호영 김태환 윤건영 의원. 모두 예산결산위원회를 겸직한다.
특히 주호영, 이인기 의원은 윤리특별위원에도 포함돼 3개의 상임위원회를 맡게 됐다.
복수 상임위 의원들은 전문성과 의욕을 인정받아 배정된 것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힘들다.
돈이 몰리는 자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한 권한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를 몇 개 맡던지 의원들은 본회의 기간 동안 일괄적으로 입법활동비 명목으로 일당 1만8천 원이 세비에 포함된다.
상임위별 특별 수당이나 시간외근무 수당은 없는 것이다.
특히 보좌관들 고통은 더욱 크다. 상임위 질의서만 챙겨야 하는 단수 상임위 의원 보좌관에 비해 예결위 자료도 별도로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윤리특위의 경우 동료 의원들의 잘못을 재단한다는 차원에서 어려움이 더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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